비건 "러시아 대사로 안 간다…北과 진전 만드는 데 집중할 것"

이도훈 본부장과 만나
美·北 실무협상 재개방안 논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의 이동설에 대해 “북한과 관련해 진전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부인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대사직을 맡기 위해 현재 직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을 해명하고 싶다”며 “러시아에서의 외교 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러시아 대사로 갈 것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비건 대표는 앞서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나의 팀에 (작년 6월 12일 나온 미·북 정상의) 싱가포르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상 재개 임무를 맡겼다”며 “나는 이 중요한 임무에 완전히 전념해 이뤄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협상 전략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훈 본부장은 “비건 대표와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 둘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재개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과 의지에 따라서 만들어진 대화 국면을 한·미가 아주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서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된 지난 20일 일본을 거쳐 방한했다.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