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소주·함창명주 그대로" 명맥 이어온 경북 향토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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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향토기업 2곳 지정
화곡양조장, 3대째 안동소주 제조
허씨비단직물, 함창명주 부활 앞장
화곡양조장, 3대째 안동소주 제조
허씨비단직물, 함창명주 부활 앞장
상주의 함창명주, 안동의 안동소주 등 대대로 이어져 온 전통유산에 현대적인 맛과 기술이 더해지면서 경북의 향토유산으로 부활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이어오고 있는 경북 안동시 풍산읍 회곡양조장과 상주시 함창읍 허씨비단직물을 향토기업으로 지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회곡양조장(대표 권용복)은 1937년 설립돼 3대째 이어져 온 전통주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권용복 대표가 가업을 물려받은 2000년대 초반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어려웠으나 권 대표의 끈질긴 전통주 복원 개발 노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2000년대 초반 3000만원이던 회사 매출이 매년 늘어 지난해 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권 대표가 양조장을 부활시킨 비결은 전통의 맛을 지키되 젊은 층이나 해외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깔끔한 맛의 전통주로 재탄생시킨 덕택이다. 그는 안동에서 생산되는 백진주쌀로 막걸리를 만들고 자색고구마, 국화주, 버섯 등으로 다양한 전통주를 개발했다. 매출의 70%는 아직 회곡생막걸리 등 막걸리 제품에서 나오지만 고급 전통주 개발에 대한 권 대표의 꿈은 크다. 권 대표는 “사케나 위스키, 보드카 등 외국 술과 당당하게 겨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안동소주와 상황주 등 약주를 출시했다. 60~70년 전 만들었지만 판매가 잘 안돼 생산이 끊긴 품목이었다. 지난해에는 누룩공장을 새로 지었다. 다양한 균주를 연구기관에서 받아 배양한 뒤 주조회사에 주문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 12일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안동소주 1000병을 처음 수출했다. 1988년 설립된 허씨비단직물(대표 허호)은 명맥이 끊길 뻔한 함창명주를 부활시켰다. 허호 대표(61)는 옛 할머니들의 길쌈기법 그대로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명주를 생산한다. 허 대표의 부인 민숙희 씨도 4대째 명주를 짜온 집안 출신이다. 허 대표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한 동력장치만 추가했을 뿐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동력전달 장치와 염색가공 기법 등 9건의 특허도 개발했다.
허 대표는 “첨단화의 유혹도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생산한 명주를 대신할 천연 고급 옷감은 아직 세상에 없다”며 “시장이 작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자가 없는 대신 희소성이 높아 충성도 높은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감과 스카프, 배내옷 등의 명주 제품으로 지난해 이 회사가 올린 매출은 4억여원이다. 회사는 대대로 이어오던 양잠도구를 모아 전시장을 꾸며 양잠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체험 방문객은 연간 1000여 명에 이른다. 1959년 세워진 영천의 잠실을 이전해 복원한 허씨비단직물 잠실은 산업유산으로 이번에 지정됐다. 2013년부터 지정해온 경북의 향토뿌리기업은 60개, 산업유산은 17개로 늘어났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경상북도는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이어오고 있는 경북 안동시 풍산읍 회곡양조장과 상주시 함창읍 허씨비단직물을 향토기업으로 지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회곡양조장(대표 권용복)은 1937년 설립돼 3대째 이어져 온 전통주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권용복 대표가 가업을 물려받은 2000년대 초반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어려웠으나 권 대표의 끈질긴 전통주 복원 개발 노력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2000년대 초반 3000만원이던 회사 매출이 매년 늘어 지난해 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권 대표가 양조장을 부활시킨 비결은 전통의 맛을 지키되 젊은 층이나 해외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깔끔한 맛의 전통주로 재탄생시킨 덕택이다. 그는 안동에서 생산되는 백진주쌀로 막걸리를 만들고 자색고구마, 국화주, 버섯 등으로 다양한 전통주를 개발했다. 매출의 70%는 아직 회곡생막걸리 등 막걸리 제품에서 나오지만 고급 전통주 개발에 대한 권 대표의 꿈은 크다. 권 대표는 “사케나 위스키, 보드카 등 외국 술과 당당하게 겨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안동소주와 상황주 등 약주를 출시했다. 60~70년 전 만들었지만 판매가 잘 안돼 생산이 끊긴 품목이었다. 지난해에는 누룩공장을 새로 지었다. 다양한 균주를 연구기관에서 받아 배양한 뒤 주조회사에 주문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 12일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안동소주 1000병을 처음 수출했다. 1988년 설립된 허씨비단직물(대표 허호)은 명맥이 끊길 뻔한 함창명주를 부활시켰다. 허호 대표(61)는 옛 할머니들의 길쌈기법 그대로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명주를 생산한다. 허 대표의 부인 민숙희 씨도 4대째 명주를 짜온 집안 출신이다. 허 대표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한 동력장치만 추가했을 뿐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동력전달 장치와 염색가공 기법 등 9건의 특허도 개발했다.
허 대표는 “첨단화의 유혹도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생산한 명주를 대신할 천연 고급 옷감은 아직 세상에 없다”며 “시장이 작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자가 없는 대신 희소성이 높아 충성도 높은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감과 스카프, 배내옷 등의 명주 제품으로 지난해 이 회사가 올린 매출은 4억여원이다. 회사는 대대로 이어오던 양잠도구를 모아 전시장을 꾸며 양잠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체험 방문객은 연간 1000여 명에 이른다. 1959년 세워진 영천의 잠실을 이전해 복원한 허씨비단직물 잠실은 산업유산으로 이번에 지정됐다. 2013년부터 지정해온 경북의 향토뿌리기업은 60개, 산업유산은 17개로 늘어났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