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20% 가구의 올해 2분기 근로소득이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7년에 비해 28.7%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을 29.1% 인상(6470원→8350원)하자 최빈곤층이 일자리를 잃어 근로소득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올 2분기 월평균 근로소득은 43만8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했다. 2017년 61만5600원이던 1분위 근로소득(2분기 기준)은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2018년 51만8000원으로 15.9% 줄었다. 최저임금이 또다시 10.9% 오른 올해 1분위 근로소득은 43만8700원으로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기 직전인 2017년에 비해 28.7%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노동비용을 올리자 일자리가 줄면서 최하층의 근로소득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1분위 가구의 2분기 기준 공적이전소득(공적연금과 사회수혜금 등 정부 지원금)은 2017년 36만4400원에서 지난해 40만4300원으로 11.0% 늘었다. 올해는 48만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지난 2년간 증가율이 31.8%였다.

정부가 이처럼 재정을 동원해 빈곤층에 현금을 뿌렸지만 소득 분배가 악화하는 걸 막지는 못했다. 올 2분기 5분위 배율(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 소득)은 5.3배로 2003년 통계 작성 후 2분기 기준으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5분위 배율이 클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1분위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연금·이자비용 등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돈)도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