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국 보고서…"관세 부과로 GDP·가계소득 감소"
"'재정절벽' 피하기 위한 지출·국경장벽 건설로 적자 확대"
"관세 인상이 美경제성장 억눌러…내년 재정적자 1조달러 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무역전쟁에 나서는 등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했지만 정작 관세 인상으로 성장이 둔화하는 등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2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또 재정 지출 확대와 국경장벽 건설 예산 투입 등으로 내년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가 사상 처음 1조 달러(약 1천203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CNBC 방송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CBO는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관세를 포함한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CBO는 지난해 1월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관세 부과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국내총생산(GDP)을 내년까지 약 0.3%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가구당 평균 실질소득은 0.4%(580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CBO는 "무역 정책이 경제 활동, 특히 기업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관세 인상은 경제 성장을 억누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CBO는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가 내년 1조 달러를 넘고 향후 10년간 당초 예상보다 약 8천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달 30일 끝나는 2019 회계연도에 재정 적자는 9천6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적자 규모는 내년에 1조 달러를 넘어서고 2020∼2029년 사이에는 연평균 1조2천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적자 1조 달러 돌파는 올해 승인된 두 법안이 주된 이유라고 CBO는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재정 절벽'을 피하기 위한 예산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긴급지출 계획이다.

이후 10년간 1조9천억 달러의 신규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WP는 "통상 지속적인 경제 성장 기간에 적자가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동안의 연간 재정적자는 GDP의 평균 4.7%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으며 지난 50년 동안의 연평균 2.9%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CBO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이미 높은 연방 부채는 지속 불가능한 과정을 걷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 의료비 지출 증가, 이자 비용 상승 등으로 2029년 이후에는 부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CBO는 "관세는 향후 무역 장벽에 관한 기업의 불확실성과 투자 관련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며 "무역 장벽이 높아지거나 그에 대한 우려가 증가한다면 국내 투자와 생산은 계획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CBO의 전망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때릴 준비를 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이 미 경제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았다는 백악관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