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잼 1위 '복음자리', 김수환 추기경이 담은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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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자리 잼, 철거민들 자립 위해 시작
수녀들이 만든 잼이라는 입소문으로 판매량 증가
2009년 대상에 사업 넘기고 사회복지 기능에 집중
수녀들이 만든 잼이라는 입소문으로 판매량 증가
2009년 대상에 사업 넘기고 사회복지 기능에 집중

24일 업계에 따르면 복음자리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에서 조사한 지난해 국내 전체 잼 시장 점유율에서 37%(판매액 점유율)를 차지해 1위다. 2위는 오뚜기(30.5%), 3위는 12.2%의 점유율인 대상 청정원이다. 같은 기간 복음자리의 매출액은 350억원대로 잼 매출만 떼어 놓고 보면 140억원 수준이다.
지금은 국내 잼 시장의 강자로 올랐지만 복음자리의 출발은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1970년대 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판자촌이 재개발되면서 이곳에 거주하던 주민들 대다수는 갈 곳을 잃고 철거민이 됐다.
'빈민운동의 대부'로 불린 도시빈민운동가이자 천주교 신자였던 고(故) 제정구 의원과 미국 출신의 빈민운동가이자 '파란 눈의 신부'로 알려진 고(故) 정일우 신부(본명 존 데일리)는 이들을 위해 경기도 시흥 인근에 척박했던 땅을 개간하고 공동체 마을을 세웠다. 마을 이름은 정 신부와 친분이 두터웠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복음자리'라고 지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福音)'이 깃드는 '보금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파란 눈의 신부' 고(故) 정일우 신부(상) / 고(故) 제정구 의원(하) [사진=연합뉴스,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908/01.20341735.1.jpg)
잼 생산 이후에는 판매를 하는 것이 숙제였다. 처음 잼 판매는 마을 주변 성당에서부터 시작했다. 마요네즈 병을 소독한 후 잼을 담았고 수녀들의 도움으로 '복음자리'라는 이름이 새겨진 라벨을 붙였다. 수녀들이 만든 잼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복음자리 잼은 전국 성당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판매량이 늘어나자 밀려드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1993년 경기 시화공단에 잼 공장이 세워졌고 마을 사람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게 됐다. 복음자리 구성원들은 '맛있는, 멋있는, 안전한'이라는 사훈 아래 잼 생산에 매진, 믿을 수 있고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유통가에도 퍼지면서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입점에도 성공했다.
현재 복음자리는 대상그룹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주)복음자리는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에 지속적으로 제품 지원이나 쌀 기부, 기부금 지원 등으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복음자리'는 설립 이념대로 저소득층과 다문화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상그룹 소속이 된 복음자리는 이제 식품 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별화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건강한 단맛을 강조하는 '45도 과일잼'은 딸기, 블루베리, 오렌지, 라즈베리, 사과, 사과버터 6종으로 구성됐고 당도를 낮추면서도 원물의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복음자리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의 뜻대로 복음자리 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립을 도왔던 보금자리가 됐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908/01.2034173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