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가 INF 위반"…러 "美 탈퇴로 군비경쟁 일보직전"
유엔 사무차장 "INF 종료, 미사일 경쟁 촉매 돼선 안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과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충돌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미국이 INF에서 탈퇴한 이후 지상발사형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로 소집됐다.

미·러, 유엔 안보리서 'INF탈퇴·미사일 시험발사' 충돌
AP통신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미국의 지정학적 야망 때문에 우리는 통제되지 않고 규제되지 않은 군비경쟁의 일보 직전에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은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유럽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의 다양한 지상발사 크루즈 미사일 배치는 INF 조약 위반이라면서 미국의 INF 탈퇴를 러시아의 책임으로 돌렸다.

코언 차석대사는 또 최근 러시아 북부의 군사 훈련장에서 '핵 추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세부 사항 공개를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브리핑을 한 나카미쓰 이즈미(中滿泉)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 고위대표는 "INF의 종료가 미사일 개발과 획득, 확산에 있어서 새로운 그리고 구속되지 않은 경쟁을 위한 촉매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면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지난 2일 탈퇴한 데 이어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INF 조약에서는 금지되는 미사일이다.

러시아도 지난 2일 미국과의 INF 조약 효력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탈퇴한 INF 조약은 사거리가 500∼5천500㎞인 지상발사형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한 역사적 조약이다.

미국의 탈퇴로 전세계 핵군비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