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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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아원에 갈 것 같은데…"

고등학생 A 씨는 동생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어머니가 휴게소에서 동생 것까지 간식을 사오라고 했고, A 씨는 "어머니 것은 사지만 동생 것까지 살 돈은 없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이 일로 A 씨의 어머니는 화를 냈고, "너희는 가족도 아니고, 우애도 없다"면서 A 씨를 고아원에 보내야겠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엄마는 진심이었던 것 같다"며 "동생과 함께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차로 돌아가려는데 우리가 내린 장소에도 없고, 엄마가 전화도 안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불안한 마음으로 차에 탔는데, 엄마는 '너희들 경찰차 타고 집까지 오라고 하려했는데 참았다'며 '집에 가면 짐싸서 고아원에 가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A 씨 어머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아원 번호를 찾아낸 후 아이들 앞에서 "오늘 저녁에 당장 아이들을 맡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까지 말했다. 또 "나는 다른 엄마들과 다르다. 난 한다면 한다"고도 했다.

A 씨는 "엄마가 우리를 고생시키고 싶다고 했다"며 "정말 화가 많이 난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다.

A 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아동학대가 아니냐"면서 걱정을 보였다.

몇몇 네티즌들은 "나중에 똑같은 논리로 어머니 요양원에 보내라", "미성년자인 아이에게 돈도 안주고 간식을 사오라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인다"고 A 씨의 어머니를 비판했다.

또 A 씨에겐 "잘못이 없다", "반성할 필요도 없는 내용이다", "어머니를 신고하고 제대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응원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실제로 아동학대는 신체적, 성적 학대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아이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특히 상황을 조작해 상대방이 판단력을 잃게 하는 정서적 학대인 가스라이팅은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도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물리적인 폭력 뿐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동 권리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은 132명이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가 2018년 아동학대 사망사례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치명적 신체학대로 아동을 숨지게 한 경우 친부 가해자는 양육 지식이 없거나 스트레스로 상당 기간 영아를 가해하다가 아동의 울음에 촉발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심각한 가해 행동을 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풀면서 폭언과 정서적인 학대를 시작으로 물리적인 학대를 가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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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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