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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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 씨(28)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당시 받은 장학금과 관련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조씨가 두 학기 연속으로 받은 장학금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될 목적의 장학금이었는지 여부가 명쾌히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22일 청와대 초청 국립대 총장 오찬 간담회에서 “(조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이)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면 문제가 있다”며 “동창회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서울대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인 관악회는 장학금 지급명목과 관련한 자료가 없어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씨의 서울대 장학금 관련 논란의 핵심은 조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의 명목이 무엇인지다. 조 씨는 2014년에 한 학기당 401만 원씩 총 802만 원의 장학금을 수령했다. 만약 조씨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타낸 것이라면 부정수급에 해당할 수 있다. 조 후보자 일가의 신고된 재산은 56억 원에 달한다.

서울대 총동창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관악회 소개자료에 따르면 관악회가 지급하는 장학금은 크게 △특지장학금 △일반장학금 △결연장학금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특지장학금은 기부자가 직접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장학금은 대학이 추천한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다. 결연장학금은 소득수준과 연계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된다.

세 종류의 장학금 명칭이 정확히 구분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듯 관악회 장학금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만 지급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관악회 관계자는 “이공계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 위해 기부하는 기부자가 많다”며 “관악회 장학금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악회가 조씨에게 어떤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관악회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 명단과 액수만 자료로 남아있을 뿐, 경제적 여건을 이유로 지급했는지 등 지급명목과 관련한 자료는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관악회 말이 사실이라면 “동창회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오 총장 말이 무색한 셈이다. 조 씨가 소속돼있던 환경대학원 측은 “조 씨를 관악회에 추천한 적도 없고, 조 씨가 장학금을 수령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며 추천에 의한 지급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