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루키’ 임성재(21)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8~2019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대회 첫날 공동 13위로 도약했다.

임성재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세 타를 줄였다.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보너스’로 주어진 1언더파를 포함해 4언더파 67타로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버디를 2개 골라냈지만 보기도 2개 내줬다. 그러나 10번홀(파4)부터 다시 기세를 올렸다. 128야드 거리에서 친 아이언 샷을 홀컵 2.5m에 붙여 버디를 잡고 14번홀(파4)에서는 5m 안팎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궜다. 17번홀(파4)에서 한 타를 더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드라이버 샷 정확도 57.14%, 그린 적중률은 66.67%에 그쳤지만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가 3.051타를 기록했다.

지금 기세라면 ‘코리안 탱크’ 최경주의 기록을 깨는 것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최경주가 2007년 이 대회에서 5위에 오른 게 한국 선수의 페덱스컵 최종 순위 역대 최고 성적이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샷감이 안 잡혀서 불안하게 출발했는데 후반에 마무리를 잘했다”며 “한국 팬들이 이름을 불러주며 파이팅해주는 소리를 들었다”고 고마워했다. 한국인 최초 신인왕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에 루키로 혼자 나왔으니 확률상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그는 “상을 받으면 한국과 아시아 선수 최초이기에 너무 뜻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페덱스컵 제도가 도입된 2007년 이후 신인 중 페덱스컵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가 단 한 차례 예외도 없이 신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PGA투어 전문가들은 임성재의 신인왕 수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7명의 전문가 중 5명이 콜린 모리카와(미국)의 손을 들어줬지만 임성재를 예상한 전문가는 2명에 그쳤다.

투어 챔피언십 대회 첫날 선두로는 잰더 쇼플리(26), 브룩스 켑카(29), 저스틴 토머스(26)가 공동으로 올랐다. 토머스가 10언더파의 보너스로 시작했지만 각각 6타, 3타를 줄인 쇼플리와 켑카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토머스가 대회 마지막 날까지 선두를 지켜내면 2017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페덱스컵 왕좌를 탈환할 수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