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장학금 신청하지 말았어야"…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작심 비판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사진)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28)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장학금 800여만원을 받은 것을 두고 “장학금을 신청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조 후보자 부녀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홍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일이 우리 환경대학원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고 적었다.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1년 전인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들어갔다. 이후 조씨는 서울대 총동창회 장학재단인 ‘관악회’에서 학기당 401만원, 1년간 총 802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홍 원장에 따르면 조씨는 입학 첫 학기에 3학점 과목 하나만을 수강한 뒤 다음 학기에도 장학금을 받았다. 이후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의전원에 합격하자 바로 휴학계를 낸 후 다음 학기에 복학하지 않아 자동 제적 처리됐다.

홍 원장은 “조씨는 결과적으로 다수의 학생을 떨어뜨리고 입학한 대학원에서 한 과목 수업을 듣고 1년간 8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은 꼴이 됐다”며 “2학기 장학금은 신청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씨가 환경대학원에 입학했을 당시 대학원생 12명을 뽑는데 46명이 지원했다. 조씨는 약 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셈이다.

홍 원장은 “100만원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기 위해 (대학원생들은) 최선을 다한다”며 “이들에게는 환경대학원이 인생의 전부”라고 썼다. 이어 “그런데 누구에게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너무 쉽고 가벼운 곳, 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목표 앞에 잠시 쉬어가는 정거장이었다”고 조씨를 비판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홍 원장은 “조국 교수가 집에서 자식을 이렇게 가르쳤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조 교수에게 2014년 자신의 딸의 일련의 의사 결정과 행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썼다. 또 “평소 조 교수의 밖에서의 주장과 안에서의 행동 사이에 괴리가 너무 커 보여 마음이 몹시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