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불확실성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환율 또 오르나…'지소미아 종료'에 긴장감 고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소식에 외환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군사 안보 분야에서의 협정 종료라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커진 불확실성이 이번 결정으로 더 확대될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 무역 갈등 우려를 고조시키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EB하나은행은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소미아 종료 여파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이어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환율 상승 폭은 국내 외국인 자금의 위험회피 심리가 어느 정도 자극받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국민은행도 보고서에서 한일 양국 간 정치·경제적 갈등이 심화해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승 요인이기는 하더라도 당장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24∼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대외 이벤트가 산재한 가운데 지소미아 종료 결정만으로 환율 급등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인 23일 원/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7원 넘게 오르긴 했지만, 상승폭의 일부를 반납하며 3.2원 오른 채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23일 코스피도 2.71포인트 내려 약보합 마감한 정도여서 당장 지소미아 종료가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G7 회의 같은 대외 이벤트들이 많기 때문에 한일 외교갈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종의 대기 재료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9월에는 미중 무역 협상도 있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돼 있어서 이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사실 '환율 상단이 더 뚫리는 거 아니냐', '불안하다'는 말을 자주 듣긴 하지만, 과거 1,200원 레벨과 조금 다른 게 지금은 아직 채권시장 자본 유출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아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와 한미동맹 영향에 우려가 나타난다"면서 "향후 미국의 대응과 일본의 추가 경제 제재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2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현실화한 가운데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가 목적인 협정을 지속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환율 또 오르나…'지소미아 종료'에 긴장감 고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