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하고 심플한 디자인 '눈길'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이 실물 신용카드를 내놨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애플카드는 애플이 앞서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와 긴밀해 연동돼있다. 결제 사업을 애플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목표다. 애플페이가 들어오지 못한 한국엔 애플카드 출시가 요원하다. 국내에선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이 아닌 IC칩 기반의 신용카드 결제가 일반화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이용자만 애플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아이폰에 있는 지갑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신청 가능하고, 승인이 난 직후부터 애플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아이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애플페이를 통한 결제와 실물 카드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다.
연회비, 수수료 등이 없는 게 특징이다. 해외에서 결제할 때 붙는 국제 브랜드 수수료도 없애기로 했다. 대대적인 캐시백 프로그램도 내걸었다. 사용 시 상품과 서비스 결제액의 1~3%를 바로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용카드의 복잡함을 없애 소비자에게 또 다른 사용자경험(UX)을 주겠다는 게 애플의 목표다. 애플은 지난 3월 애플카드 출시를 발표하면서 △수수료 없음 △단순한 앱 △낮은 이자율 △명확한 보상 프로그램 △보안 강화 등 5가지 특징을 내세웠다. “돈을 더 많이 쓰게 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재무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보통 신용카드 결제일은 매월 한 번이다. 애플카드 사용자들은 자유롭게 결제 날짜를 설정할 수 있다. 매주, 2주에 한 번식으로 지출을 관리할 수 있다. ‘페이먼트 넛지’란 기능도 눈길을 끈다. 카드 이용액의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이월하는 리볼빙을 할 경우 이자율을 가늠해볼 수 있다.
흰색 디자인의 실물카드도 눈길을 끈다. 바탕에 회원 이름과 IC칩, 애플 특유의 사과 로고가 박혔다. 아이폰을 처음 만졌을 때의 ‘유려함’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신용카드에 있는 신용카드 번호, CVC번호, 유효기간, 서명 등이 없다.
NFC로 휴대폰과 연동된 자체 보안시스템을 활용한다. 결제 시엔 단말과 교신만 할 뿐 망을 통해 결제 정보를 보내는 절차를 없앴다. 카드 복제와 무단 사용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애플과 골드만삭스는 가맹점에서의 결제 내역을 저장하지 않고, 제3자에게 판매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미국에서만 애플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현재 30여 개인 애플페이 사용 국가에서 애플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