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간에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기쁘지는 않지만 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며 “그(김정은)가 결국은 옳은 일을 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정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과의 약속을 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이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은은 나에게 꽤 솔직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그(김정은)는 미사일 시험을 좋아하고, 많은 나라가 미사일을 테스트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여러 나라가 하는 미사일 시험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백악관이 24일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언급 직후 “북한과의 좋은 관계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 측 협상 상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미국 외교의 독초’ ‘조·미(북·미) 협상의 훼방꾼’ 등의 독설을 퍼부은 뒤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용호의 담화와 관련해 직접 대응하지 않았다. 대변인실은 “우리는 북측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이 오는 대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