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엔 '이걸 돈 내고 쓸까'…투자유치 단계마다 전략 바꿔라"
“창업 초기에는 ‘사람들이 이걸 쓸까?’를, 다음에는 ‘사람들이 이걸 돈 내고 쓸까?’를 생각하세요.”

지난 23일 서울 서교동 KB청춘마루에서 열린 ‘평화경제 얼리버드 청년 아이디어톤’에서 이효진 8퍼센트 대표(사진)는 “창업 단계별로 마음가짐과 목표를 달리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창업을 꿈꾸는 20대 대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가 창업해 운영 중인 8퍼센트는 국내에서 개인 간(P2P) 금융사업을 최초로 선보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2014년 11월 설립 이후 2000억원을 웃도는 누적 대출액을 기록했다. 총 투자유치 금액은 24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시드투자(초기 투자)를 받을 때부터 이후 시리즈A·B 투자금을 유치할 때까지 각기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했다. 시드투자 유치 땐 “사람들이 8퍼센트라는 서비스를 이용할지, 그렇다면 이 서비스를 어떻게 홍보할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리즈A 투자를 받을 때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 8퍼센트를 이용할지, 어떻게 하면 8퍼센트를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할지가 관건이었고, 시리즈B 때는 8퍼센트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핵심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재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사람을 채용하고, 구성원이 합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창업가의 자질에 달렸다”고 말했다.

창업 도전과 관련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것”이라고 했다. “대개의 창업 아이템은 다른 누군가의 머릿속에도 있었던 것들이며,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지의 차이”라며 “창업할 때는 우선 행동으로 옮기는 의지가 필요하고, 다음에는 그 행동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정말 하고 싶다면 대학생 창업도 권한다”며 “대학생의 눈으로 소화할 수 있는 번뜩이는 아이템이라면 지금 당장 해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확신이 없다면 경험을 쌓고 식견을 높이는 게 낫다”며 “무작정 창업에 나섰다간 반드시 힘에 부치는 시기를 겪는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도 은행 근무 경력을 토대로 긴 준비 끝에 핀테크(금융기술)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