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앵커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어제 SNS에 올린 저의 글이 논란이 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질책의 글들과 반응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변 앵커는 "젊은 세대가 견고한 기득권층의 카르텔 속에서 공정함을 갈구하고 있음을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저 역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청년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도덕적 요구를 더욱 마음에 새겨 함께 고민하고 과제를 해결하는데 힘쓰겠습니다"라며 "올린 글의 수꼴 등 경솔한 표현 역시 아프게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 및 관련된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방송진행을 맡고있는 사람으로서 어찌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지 고민하고 의견을 구하다보니 사과문이 늦어진 점 송구한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변 앵커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진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생활에 임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변 앵커가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백 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인용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변 앵커는 "이 시각 광화문. 한 청년이 단상에 올랐다.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렇게 섰습니다…' 그러네, 그렇기도 하겠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백 대표가 한 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집회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했다.
백 대표는 집회 단상에 올라 "조국 같은 아버지를 두지 못했다. 그래서 용이 되지 못할 것 같다"며 "너희는 개천에서 붕어와 개구리와 가재로 살라 해놓고 자기 자식들만 온갖 반칙과 특권을 써가며 용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변 앵커가 쓴 글은 비하성 표현이 담겨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이날 자신 SNS를 통해 "변 앵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저와 저의 가족을 조롱하고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이어 "변 앵커는 지금 청년들의 분노를 전혀 이해 못 하는 것 같다. 저는 연설에서 조국 같은 특권층 아버지가 없어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장학금·무시험전형 같은 호사를 누릴 길 없는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광장에 올라 그 청년들의 울분과 분노를 전했다. 그런 저에게 변 앵커는 ‘아버지가 없어 그런 것이다’라는 조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