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돈의문
"친구들과 방문했는데 SNS에 사진을 올렸더니 '거기가 어디냐'는 댓글이 벌써 수십개가 넘었어요(웃음)." 서울 신문로 돈의마을에서 만난 김소연(28)양은 서울 중심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게 너무 신나고 좋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옛 건물과 골목길을 보존하고 추억의 소구들로 채워 새단장 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서울 시내에서 1970-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핫 플레이스로 주목 받고 있다.

돈의문(敦義門)은 한양도성의 사대문(四大門) 가운데 유일하게 실물이 없는 서대문의 옛 이름이다. 1396년 처음 세워진 돈의문은 경복궁의 지맥을 해친다는 이유로 폐쇄, 숙종 때 지금의 정동사거리에 새로 건립됐다.

이때부터 돈의문은 새로운 문이란 뜻의 '새문(新聞)'이라 불리며 돈의문 안쪽 지역은 '새문안 동네'라 했다.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는 길의 새주소가 '신문로'라 정해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돈의문의 역사가 새롭게 다시 태어난 건 올 4월. 조선시대부터 1980년대 풍경을 감상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옛 건물과 골목 길을 보존해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더한 '뉴트로' 콘셉트로 활기 더했다.

마을 마당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독립운동가의 집'이다. 전총 가옥 이층에 자리한 이곳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테마 전시관으로 민족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골목 길을 걷다 보면 추억 돋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1960-80년대 가정집 부엌과 거실, 공부방 등으로 구성된 '생활사 전시관'과 옛 오락실 '돈의문 콤퓨타 게임장', '새문안 만화방' 등이 발 길을 사로 잡는다.
서울 신문로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만난 목은정 디자이너(서울예대 석좌교수). 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lsh87@hankyung.com
서울 신문로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만난 목은정 디자이너(서울예대 석좌교수). 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lsh87@hankyung.com
1970년대 영화관을 그대로 재현한 '새문안극장'에선 추억 돋는 옛 영화 필름과 영사기 등은 물론 '맨발의 청춘' 같은 당시 추억의 영화와 독립영화 등을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최근엔 인기 가수의 앨범 자켓 사진은 물론 걸그룹의 화보 촬영과 드라마 촬영에 이르기까지 패션과 방송가의 로케이션(장소섭외) PD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공간 연출을 총괄한 목은정 디자이너(사진)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옛 소품들을 찾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오래된 소품들을 수소문해 전국을 발품판 결과 어림잡아 3000여점의 소품을 공간 연출에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살아 있는 박물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서울 시민과 외국인 등 누구나 방문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