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정해인 "'유열의 음악앨범'이 저랑 닮은 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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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현우 역 배우 정해인
*인터뷰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맑고 선한 얼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눈빛. 배우 정해인의 장점은 여럿이지만 그중 가장 큰 건 눈빛만으로 서사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런 면에서 정해인의 장점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유대위로 그야말로 '빵' 터진 정해인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단숨에 믿고 보는 '멜로 장인'으로 등극했다. 지난 7월 종영한 MBC '봄밤'에서도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약사로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에 주저하는 유지호 역을 연기하며 다시 한 번 호평받았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정해인은 스무살부터 10년 여의 연대기를 연기한다. 첫사랑을 하고, 그녀와 만나고 헤어지고 엇갈리는 인연에 마음 아파하는 청년이자 교복과 군복을 벗고,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인 현우를 통해 정해인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첫 주연작인데요.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요.
객관적인 관객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어요. 영화를 보니, 제가 연기했던 것보다 더욱 풍성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시사회 때 연출자인 정지우 감독님이 옆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끝나고 '감사합니다'라고 했어요. 확실히 음악과 편집이 들어가니 더 좋더라고요. '이 음악을 여기에 이렇게 넣으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제목이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미수(김고은)와 현우가 각자 라디오에 보낸 사연을 읽어주는 느낌이었어요.
김고은 씨와는 tvN '도깨비' 이후 다시 만났어요.
정말 좋았어요. 김고은 씨는 상대방의 말을 늘 귀 기울여 들어요. 경청한다는 게, 자기 연기 계산하기도 바쁜 촬영에서 어려운 일이거든요. 항상 그렇게 해주셔서 고마웠어요. 또 김고은 씨는 정지우 감독님과 '은교'를 함께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촬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어요.
"지금은 김고은 씨와 연애 중"이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는데, 김고은 씨는 이를 부인하셨더라고요.
저는 작품을 할 때 항상 상대 배우에게 최선을 다해요. 존중하고 배려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저희가 함께 노력한 소중한 작품을 선보여야 하고, 할 게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말을 했는데, 고은 씨는 현실적이더라고요.(웃음) 저는 괜찮습니다.
극중 김고은 씨와 진한 키스신을 찍기도 했는데요.
정말 힘들었어요. 영화 막판에 미수를 열심히 쫓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다음으로 힘들었던 거 같아요. 옷을 풀고 하는 행동들이 너무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감독님과 스태프들 모두 배우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는데, 침 넘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많이 떨렸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부터 '봄밤', '유열의 음악앨범'까지 멜로를 연속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정지우 감독님께서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를 좋게 보시고 제안을 주셨어요. 저 역시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종영 이후 곧바로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 영화가 가진 담백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많이 끌리더라고요. 무엇보다 감독님이 정말 좋았어요. 처음 인사드렸는데, 배우가 아니라 인간 정해인으로 존중해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미팅을 마치고 나가기 전 제가 먼저 용기를 내 번호를 여쭤봤고, 먼저 문자도 드렸어요. 이 분이라면 현장에서 행복할 거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안판석 PD, 정지우 감독, 대가들과 연이어 작품을 하고 있기도 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안판석 감독님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찾아주셨는데, 가장 크게 배운 건 존중과 배려에요. 이번에 정지우 감독님에게도 똑같은 결의 모습을 봤어요. 정지우 감독님도 안판석 감독님 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안 감독님께 전화를 걸어 '혹시 잠깐 와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고, 만남을 주선했죠. 두 분이 연기 얘기도 하시고, 철학적인 주제로 이야기도 나누셨어요. 영화의 배경이 1994년부터 2005년이다보니, 그때를 추억하는 소품들이 나오잖아요.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도 한데, 어떻던가요?
그 시대의 이야기를 진짜 해보고 싶었어요. IMF, 밀레니엄도 나오고 휴대전화도 그 이후에야 등장하는데, 저도 휴대전화가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생겼어요. 017을 썼죠.(웃음) 도스 운영체제로 게임을 하고요. 천리안으로 PC통신을 하는 것도 다 기억이 나요. 이메일로 친구들과 속내를 주고받았는데, 요즘은 SNS가 발달해서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들이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없었어요. 다만 1994년도엔 7살이라 그 시절 '유열의 음악앨범'을 들어보진 못했죠.
극중 현우는 10년 넘게 첫사랑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요. 실제로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이어간 적이 있나요?
오랜 짝사랑의 경험은 있어요. 한 번 정을 주는 건 힘든데,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스타일이에요. 옷도 꽂히면 계속 그것만 입고요. 노래도 꽂히면 그것만 듣죠. 음식도 하나만 계속 먹고요.(웃음)
현우의 모든 모습을 이해하고 연기한 것 같아요.
100% 이해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사실 전 연기자는 제 직업이고, 연기와 제 스스로를 분리하려 노력해요. 그럼에도 제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 때가 있죠. 제 경험이 투영된다거나, 성격을 가져온다거나 이런 부분들이요. 1994년, 1997년, 2001년, 2005년이 순차적으로 등장해요. 각 시대별로 차별화를 둔 부분이 있을까요?
극중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전 이 영화가 자존감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처음의 현우는 어둡고 그늘이 가득했죠. 얼굴도 수척하고요. 시간이 갈수록 표정이 밝아져요. 그건 미수의 영향이 커요. 반대로 미수는 빵집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이후 점점 어두워지죠. 현우는 바닥에서부터 올라가고, 미수는 내려와요. 그런 과정을 통해 두 사람 모두 성장하죠. 연기를 하면서 자존감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다 막힐 땐 어떻게 했나요?
저 역시 자존감이 낮아질 때가 많았어요.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아 행복하지만,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때때로 엄습해 우울할 때도 있죠. 그럴 때마다 저희 가족들이 잡아줬어요. 팬카페에 들어가 응원의 글을 보기도 하고요. 팬레터를 하나씩 꺼내 읽고요. 현우는 가족이 없잖아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버텼을 거라 생각했어요. 극중 현우에 대해 '잘생겼다'는 표현이 반복해서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 동의하나요?
제가 칭찬 알레르기가 있어요. 주변에서 좋다, 잘생겼다 하면 소름이 돋고 불편해요. 그 촬영을 할 땐 제가 옆에 없어서 불편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니 견디질 못하겠더라고요. 본업을 잘해야죠.
데뷔 후 6년 동안 쉼 없이 계속 작품을 하고 있어요.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고요.
연기를 사랑하니까요.(웃음)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죠. '선택'이라는 단어도 아직 저에겐 낯설어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안됐고,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도 2년이 안 됐어요. 그전까진 '저 좀 시켜주세요', '잘 하겠습니다' 말해야 하는 입장이었죠.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제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요.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선 흥행작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 과정인 거 같아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다 잘되면 좋겠지만, 잘 안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과정에서 저를 다잡고 열심히 일해야죠. 사실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없으셔서 그렇지, 드라마도 성적이 안좋은 작품들도 여럿 있었어요.(웃음) 잘 된 것만 기억하시고, '빵' 나왔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실 거 같아요.
'대세'라는 타이틀은 어떤가요?
인정하지 않아요. 정말 감사하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에요.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 수식어 같아요. 저의 꿈은 건강하게, 오래 연기하는 건데, 그런 수식어가 붙으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휩쓸리게 되더라고요. 중심을 지키는게 쉽지 않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맑고 선한 얼굴,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눈빛. 배우 정해인의 장점은 여럿이지만 그중 가장 큰 건 눈빛만으로 서사를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런 면에서 정해인의 장점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유대위로 그야말로 '빵' 터진 정해인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단숨에 믿고 보는 '멜로 장인'으로 등극했다. 지난 7월 종영한 MBC '봄밤'에서도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약사로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에 주저하는 유지호 역을 연기하며 다시 한 번 호평받았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정해인은 스무살부터 10년 여의 연대기를 연기한다. 첫사랑을 하고, 그녀와 만나고 헤어지고 엇갈리는 인연에 마음 아파하는 청년이자 교복과 군복을 벗고,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인 현우를 통해 정해인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첫 주연작인데요.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요.
객관적인 관객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어요. 영화를 보니, 제가 연기했던 것보다 더욱 풍성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시사회 때 연출자인 정지우 감독님이 옆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끝나고 '감사합니다'라고 했어요. 확실히 음악과 편집이 들어가니 더 좋더라고요. '이 음악을 여기에 이렇게 넣으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제목이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미수(김고은)와 현우가 각자 라디오에 보낸 사연을 읽어주는 느낌이었어요.
김고은 씨와는 tvN '도깨비' 이후 다시 만났어요.
정말 좋았어요. 김고은 씨는 상대방의 말을 늘 귀 기울여 들어요. 경청한다는 게, 자기 연기 계산하기도 바쁜 촬영에서 어려운 일이거든요. 항상 그렇게 해주셔서 고마웠어요. 또 김고은 씨는 정지우 감독님과 '은교'를 함께해 스타일을 잘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촬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어요.
"지금은 김고은 씨와 연애 중"이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는데, 김고은 씨는 이를 부인하셨더라고요.
저는 작품을 할 때 항상 상대 배우에게 최선을 다해요. 존중하고 배려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저희가 함께 노력한 소중한 작품을 선보여야 하고, 할 게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말을 했는데, 고은 씨는 현실적이더라고요.(웃음) 저는 괜찮습니다.
극중 김고은 씨와 진한 키스신을 찍기도 했는데요.
정말 힘들었어요. 영화 막판에 미수를 열심히 쫓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다음으로 힘들었던 거 같아요. 옷을 풀고 하는 행동들이 너무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감독님과 스태프들 모두 배우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는데, 침 넘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많이 떨렸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부터 '봄밤', '유열의 음악앨범'까지 멜로를 연속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정지우 감독님께서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를 좋게 보시고 제안을 주셨어요. 저 역시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종영 이후 곧바로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 영화가 가진 담백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많이 끌리더라고요. 무엇보다 감독님이 정말 좋았어요. 처음 인사드렸는데, 배우가 아니라 인간 정해인으로 존중해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미팅을 마치고 나가기 전 제가 먼저 용기를 내 번호를 여쭤봤고, 먼저 문자도 드렸어요. 이 분이라면 현장에서 행복할 거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안판석 PD, 정지우 감독, 대가들과 연이어 작품을 하고 있기도 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안판석 감독님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찾아주셨는데, 가장 크게 배운 건 존중과 배려에요. 이번에 정지우 감독님에게도 똑같은 결의 모습을 봤어요. 정지우 감독님도 안판석 감독님 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안 감독님께 전화를 걸어 '혹시 잠깐 와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고, 만남을 주선했죠. 두 분이 연기 얘기도 하시고, 철학적인 주제로 이야기도 나누셨어요. 영화의 배경이 1994년부터 2005년이다보니, 그때를 추억하는 소품들이 나오잖아요.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도 한데, 어떻던가요?
그 시대의 이야기를 진짜 해보고 싶었어요. IMF, 밀레니엄도 나오고 휴대전화도 그 이후에야 등장하는데, 저도 휴대전화가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생겼어요. 017을 썼죠.(웃음) 도스 운영체제로 게임을 하고요. 천리안으로 PC통신을 하는 것도 다 기억이 나요. 이메일로 친구들과 속내를 주고받았는데, 요즘은 SNS가 발달해서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들이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없었어요. 다만 1994년도엔 7살이라 그 시절 '유열의 음악앨범'을 들어보진 못했죠.
극중 현우는 10년 넘게 첫사랑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요. 실제로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이어간 적이 있나요?
오랜 짝사랑의 경험은 있어요. 한 번 정을 주는 건 힘든데,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스타일이에요. 옷도 꽂히면 계속 그것만 입고요. 노래도 꽂히면 그것만 듣죠. 음식도 하나만 계속 먹고요.(웃음)
현우의 모든 모습을 이해하고 연기한 것 같아요.
100% 이해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사실 전 연기자는 제 직업이고, 연기와 제 스스로를 분리하려 노력해요. 그럼에도 제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 때가 있죠. 제 경험이 투영된다거나, 성격을 가져온다거나 이런 부분들이요. 1994년, 1997년, 2001년, 2005년이 순차적으로 등장해요. 각 시대별로 차별화를 둔 부분이 있을까요?
극중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전 이 영화가 자존감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처음의 현우는 어둡고 그늘이 가득했죠. 얼굴도 수척하고요. 시간이 갈수록 표정이 밝아져요. 그건 미수의 영향이 커요. 반대로 미수는 빵집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이후 점점 어두워지죠. 현우는 바닥에서부터 올라가고, 미수는 내려와요. 그런 과정을 통해 두 사람 모두 성장하죠. 연기를 하면서 자존감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연기를 하다 막힐 땐 어떻게 했나요?
저 역시 자존감이 낮아질 때가 많았어요.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아 행복하지만,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때때로 엄습해 우울할 때도 있죠. 그럴 때마다 저희 가족들이 잡아줬어요. 팬카페에 들어가 응원의 글을 보기도 하고요. 팬레터를 하나씩 꺼내 읽고요. 현우는 가족이 없잖아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버텼을 거라 생각했어요. 극중 현우에 대해 '잘생겼다'는 표현이 반복해서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 동의하나요?
제가 칭찬 알레르기가 있어요. 주변에서 좋다, 잘생겼다 하면 소름이 돋고 불편해요. 그 촬영을 할 땐 제가 옆에 없어서 불편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니 견디질 못하겠더라고요. 본업을 잘해야죠.
데뷔 후 6년 동안 쉼 없이 계속 작품을 하고 있어요.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고요.
연기를 사랑하니까요.(웃음)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죠. '선택'이라는 단어도 아직 저에겐 낯설어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안됐고,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도 2년이 안 됐어요. 그전까진 '저 좀 시켜주세요', '잘 하겠습니다' 말해야 하는 입장이었죠.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제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요.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선 흥행작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 과정인 거 같아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다 잘되면 좋겠지만, 잘 안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과정에서 저를 다잡고 열심히 일해야죠. 사실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없으셔서 그렇지, 드라마도 성적이 안좋은 작품들도 여럿 있었어요.(웃음) 잘 된 것만 기억하시고, '빵' 나왔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실 거 같아요.
'대세'라는 타이틀은 어떤가요?
인정하지 않아요. 정말 감사하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에요.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 수식어 같아요. 저의 꿈은 건강하게, 오래 연기하는 건데, 그런 수식어가 붙으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휩쓸리게 되더라고요. 중심을 지키는게 쉽지 않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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