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가 3.3% 폭락…위안화 11년여만에 최저수준 급락
안전자산에 돈 몰려 엔·금값 상승
미중 추가관세로 침체공포 확산…아시아 금융시장 '충격'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26일 개장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글로벌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면서 주요 주가지수와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안전자산 가치는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27분 2,851.02로 전 거래일보다 1.60%(46.41), 선전종합지수는 1,547.83으로 1.95%(30.86) 하락한 채 출발했다.

같은 시간 홍콩 항셍지수는 무역전쟁 격화와 반중국 시위에 따른 정세 불안 속에 25,322.00으로 전 거래일보다 무려 3.27%(857.33)나 급락했다.

지난 주말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750억달러어치에 대해 5%,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5%포인트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증시는 중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부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크게 흔들렸다.

닛케이 지수는 오전 10시 27분 20,229.40으로 전장보다 2.32%(481.51) 급락한 수준에 형성됐다.

토픽스도 전 거래일보다 1.95%(29.36) 떨어진 1,472.89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의 주가도 급락했다.

코스피는 오전 10시 27분 현재 지난 주말 종가보다 1.57%(30.60) 하락한 1,917.70 수준에서 움직였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67%(16.28) 내려간 592.70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종합 집계에 따르면 26일 오전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7.1926위안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 거래일인 23일 종가인 7.1315위안보다 0.86% 떨어진 것으로,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201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는 역내 시장에서도 달러당 7.15위안까지 떨어져 2008년 2월 이후 11년여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원화는 같은 시간 달러당 1,218.10원으로 지난 주말 종가인 1,210.69원에 비해 가치가 하락했다.

원화는 한때 달러당 1,22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안전자산들의 가치는 치솟았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엔화는 이날 한때 오세아니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4.93엔으로 105엔 선이 무너지는 등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금리)은 1.4695%까지 떨어져 2016년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금 가격도 온스당 1천500달러 선을 넘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금 현물가격은 오전 10시 37분 온스당 1,543.95달러에 형성돼 지난 23일 종가(1,526.96달러)보다 1.12% 올랐다.

은 현물가격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4% 오른 온스당 17.69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올해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도 1,555.60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5% 올랐다.

반면 글로벌 경기 전망에 민감한 산업용 원자재의 가격은 내려갔다.

CME에서 올해 12월물 구리의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63% 하락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5% 하락한 배럴당 53.4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1.16% 하락한 배럴당 58.6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