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조망 '알짜 입지'…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앞두고 '과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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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조8000억
내달 2일 설명회, 10월 입찰
대형건설사 '각축'
OS요원 투입 '불법' 홍보활동
내달 2일 설명회, 10월 입찰
대형건설사 '각축'
OS요원 투입 '불법' 홍보활동
총 사업비가 1조8000억원을 웃도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국내 재개발사업 사상 최대 규모인 까닭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공사 입찰 공고가 나기 전부터 수백 명에 달하는 홍보요원을 투입하는 등 수주 열기가 과열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공동 도급(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두고 조합이 공식적인 발표를 미루면서 한남3구역 수주전이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남뉴타운 수주전 개막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다음달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연다. 입찰보증금 1500억원 중 25억원을 현금 납부한 업체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장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시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예정 공사비는 1조8880억원 수준이다. 조합은 3.3㎡(평)당 공사비를 595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재개발사업 역사상 공사비가 가장 높다. 최근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구로구 고척4구역 등은 공사비를 400만원 초반대로 책정했다.
한남동 686 일원 38만여㎡가 정비사업 대상이다. 노후 빌라 등을 헐고 197개 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 한남뉴타운 내 4개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사업지 주변에 유엔빌리지,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다. 용산민족공원 조성,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주변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사전 불법 선거운동 만연
사업 규모가 역대 최대급인 만큼 건설업체의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공식 시공사 선정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홍보요원을 현장에 투입해 홍보활동을 벌여왔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한남3구역에 투입한 홍보인원만 300~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존 시공 단지 투어를 하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등 홍보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이 같은 사전 홍보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접촉해 홍보하거나 홍보책자를 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홍보하는 것도 불법이다. 입찰에 참여할 건설회사가 결정된 뒤 합동홍보설명회를 하거나 지정된 공간에서만 홍보할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홍보 요원 숫자가 승패를 가른다”며 “‘친분 쌓기’ 정도나 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투입된 인원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3구역을 수주하면 나머지 2, 4, 5구역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보니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허용 여부 논란
시공사 선정 공고가 나오면서 사업지 안팎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입찰 공고문에 도급 방식에 관한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으면서다.
한남3구역의 대다수 조합원은 1개 업체만 시공하는 단독 입찰 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이 여러 업체가 공구를 나눠 시공하는 컨소시엄 방식에 대한 가부를 입찰 공고문에 명시하지 않으면서 도급 방식을 놓고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남동 A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70% 이상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단독 입찰 방식을 원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에 반대하는 글이 인터넷 카페에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건설사들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담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컨소시엄 단지의 품질이 단일 시공 단지의 품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만큼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항의가 거세지자 조합은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조합 관계자는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입찰공고문에 명기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국토교통부 답변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시공사 입찰 전에 컨소시엄을 불허하는 내용이 담긴 입찰공고문을 다시 공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합 움직임으로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교적 일찍 사업지에서 홍보활동을 벌여온 대림산업은 단독입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후발 주자인 현대건설, GS건설 등은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진/이유정 기자 min@hankyung.com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다음달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연다. 입찰보증금 1500억원 중 25억원을 현금 납부한 업체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장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시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예정 공사비는 1조8880억원 수준이다. 조합은 3.3㎡(평)당 공사비를 595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재개발사업 역사상 공사비가 가장 높다. 최근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구로구 고척4구역 등은 공사비를 400만원 초반대로 책정했다.
한남동 686 일원 38만여㎡가 정비사업 대상이다. 노후 빌라 등을 헐고 197개 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 한남뉴타운 내 4개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사업지 주변에 유엔빌리지,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다. 용산민족공원 조성,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주변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사전 불법 선거운동 만연
사업 규모가 역대 최대급인 만큼 건설업체의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공식 시공사 선정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홍보요원을 현장에 투입해 홍보활동을 벌여왔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한남3구역에 투입한 홍보인원만 300~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존 시공 단지 투어를 하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등 홍보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이 같은 사전 홍보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접촉해 홍보하거나 홍보책자를 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홍보하는 것도 불법이다. 입찰에 참여할 건설회사가 결정된 뒤 합동홍보설명회를 하거나 지정된 공간에서만 홍보할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홍보 요원 숫자가 승패를 가른다”며 “‘친분 쌓기’ 정도나 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투입된 인원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3구역을 수주하면 나머지 2, 4, 5구역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보니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허용 여부 논란
시공사 선정 공고가 나오면서 사업지 안팎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입찰 공고문에 도급 방식에 관한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으면서다.
한남3구역의 대다수 조합원은 1개 업체만 시공하는 단독 입찰 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이 여러 업체가 공구를 나눠 시공하는 컨소시엄 방식에 대한 가부를 입찰 공고문에 명시하지 않으면서 도급 방식을 놓고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남동 A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70% 이상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단독 입찰 방식을 원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에 반대하는 글이 인터넷 카페에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건설사들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담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컨소시엄 단지의 품질이 단일 시공 단지의 품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만큼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항의가 거세지자 조합은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조합 관계자는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입찰공고문에 명기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국토교통부 답변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시공사 입찰 전에 컨소시엄을 불허하는 내용이 담긴 입찰공고문을 다시 공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합 움직임으로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교적 일찍 사업지에서 홍보활동을 벌여온 대림산업은 단독입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후발 주자인 현대건설, GS건설 등은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진/이유정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