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합병이 끝내 무산됐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뱅크론 펀드 사태’로 징계를 받고 운용자산(AUM)이 급감하자 양측의 합의로 합병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액티브·프랭클린템플턴 합병 결국 무산
삼성액티브운용은 프랭클린템플턴운용과 작년 3월 14일 체결한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삼성액티브운용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에 대한 두 회사의 공감대에 기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난해 있었던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뱅크론 펀드 사태’가 이번 합병 취소의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뱅크론 펀드의 투자 대상인 미국 금리연동 대출채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당 펀드가 손실을 봤다.

이 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조사에 들어가면서 두 회사는 합병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프랭클린템플턴운용 측의 해명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져 지난 3월 금감원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기관주의’를 결정했다.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제재를 받아 삼성·프랭클린템플턴 간 합병이 재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두 회사는 결국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말 6조원에 달했던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현재 1조930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 측에서 합병을 전제로 상당수 인력을 정리한 가운데 금감원 조사를 받는 바람에 펀드 운용 및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설명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한국에서 독자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자산 규모 확대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당초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펼치면서 ‘외국의 액티브 운용사가 한국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신규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최소한의 인력을 바탕으로 기존에 운용 중인 펀드를 관리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