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오른쪽)과 서욱 육군참모총장.   /동국제강  제공
‘전우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오른쪽)과 서욱 육군참모총장. /동국제강 제공
“군인 장병들의 의로운 희생이 크게 조명받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최근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기금’에 1억원을 기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장 부회장이 사재로 마련한 1억원은 손흥민 축구선수와 함께 개인 기부로는 가장 큰 금액이다.

위국헌신 전우사랑기금은 육군이 지난해 4월부터 모금을 시작했다. 육군에서 순직하거나 부상당한 이들과 그 유가족에게 생활 자금을 지원하고 유자녀 장학금을 전달하며, 추모사업도 돕기 위해 조성됐다. 장 부회장의 기부가 더해져 위국헌신 전우사랑기금은 지금까지 총 19억8000만원이 모였다. 더존ICT, 풍산, 도원이엔씨, 능원금속,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기업의 후원뿐만 아니라 개인 기부, 현역 장병들의 기부 등이 이어진 덕분이다.

장 부회장은 육사 41기 출신으로 10년간 군 복무를 했다. 서욱 현 육군참모총장과 동기다. 그의 육군 사랑이 유별난 이유다. 장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육사를 나와 군에서 끝까지 나라에 봉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장병과 유족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육군의 위국헌신 전우사랑기금 얘기를 듣고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우사랑 기금이 우리 육군의 사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끄는 동국제강은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병영개선 캠페인 ‘1사1병영’의 원년 멤버이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2012년 4월 2사단 노도부대와 1사1병영 결연을 하고 다양한 교류활동을 해왔다. 장 부회장은 “최근 1사1병영을 맺고 있던 노도부대가 해체된다고 들었다”며 “노도부대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1사1병영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위국헌신 전우사랑기금의 첫 위로금(일시금 5000만원, 자녀 장학금 3000만원)을 지난달 특수전사령부 소속 고(故) 전영준 원사의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2006년 임관한 고인은 13년간 특전사에서 복무한 베테랑 요원이었다. 올 3월 고공 강하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다. 지난 10일에도 대침투 훈련 도중 순직한 병사의 부모에게도 기금 3000만원이 전달됐다.

육군 관계자는 “군에서 받은 봉급을 모아 100만원을 기부한 병사, 가정환경이 어려워 입대 시 전우들로부터 금전적인 도움을 받고는 생활환경이 좋아져 제대 전에 100만원을 기부한 병사 등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기부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