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시장 충격 완화할 정책여력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은 26일 “한국 금융시장은 외부 충격을 완충할 충분한 복원력과 정책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리는 이 회의에는 통상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 관련 부처 관계자만 참석한다. 하지만 이날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실물경제 현안까지 점검하기 위해 앞으로 산업부 차관도 회의에 참석한다”며 “회의 횟수도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회의에서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무역갈등이 글로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00원 선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의 급변동에 대해서도 “원화 가치가 중국의 위안화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상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과도한 변동폭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선제적이고 단호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김 차관은 또 “한국 금융시장이 외부 충격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해외 의존적 경제여서 글로벌 가치사슬이 흔들리는 상황에 특히 취약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이날 정책세미나에서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중 수출 의존도 3위, 수입 의존도 4위로 해외 의존적 경제 구조로 돼 있다”며 “특히 일본이 공급하는 소재부품과 장비 등은 가치사슬의 최후방에 존재해 전방에 있는 한국 산업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 본부장은 “일본 ‘모노즈쿠리백서’에 따르면 주요 첨단제품 및 소재부품 1200개 중 일본이 공급하는 품목은 894개로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비해 많다”며 “이들 중 30%를 넘는 270개 품목이 세계시장 점유율 60% 이상으로 독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수영/구은서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