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체로 성장 이끈 주역…지나친 내부 경쟁 강조로 논란도
'폴크스바겐 제국의 황제' 피에히 전 회장 82세로 별세
폴크스바겐(VW)을 독일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글로벌 유력 업체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을 떠났다고 독일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2세.
피에히 전 회장은 전날 바이에른주 로젠하임에서 숨졌다고 일간지 빌트와 dpa
통신 등 독일 언론들이 전했다.

VW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외손자인 피에히 전 회장은 지난 1993년에 최고경영자에, 2002년에는 회장직에 오르는 등 20년 넘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VW 제국의 황제'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2015년 당시 VW의 CEO이자 차기 회장으로 지목되던 마르틴 빈터코른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 불명예스럽게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당시는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VW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드러나기 수개월 전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피에히 전 회장은 수익보다는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또 스코다와 같은 저가 브랜드부터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의 고급 차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해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그가 9년간 CEO로 재임하는 동안 회사를 10억 유로 상당의 적자에서 26억 유로의 흑자로 돌려놓았다.

브랜드도 트럭을 포함해 12개로 늘어났다.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막스 바버톤은 지난 2012년 그를 'VW의 글로벌 성공의 설계자'로 묘사했다.

바버톤은 "그의 관리 능력은 논쟁의 여지 없이 성공적이었다"며 "피에히는 자동차업계의 전설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고틀리브 다임러와 헨리 포드, 도요타 기이치로와 동급"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지나치게 내부 경쟁을 강조해 일부 경영진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노조 편에 서게 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최고 수준의 화합(harmony)에 초점을 두어서는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