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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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이 공식 사과하고 피해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공식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7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는 28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얀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등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임원급 다수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회적 물의를 빚게 돼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러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 관련부처, 피해자 분들과 마음 열고 경청해 대책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애경산업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것에 맞는 대응을 하겠으며, 사회적 책임을 성실하게 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대책을 놓고 채 부회장은 “성심껏 적극적으로 소통해 조금이라도 낫게 하겠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SK케미칼, 애경산업 등 전·현직 기업인들에게 가습기 살균제의 최초 개발 경위, 원료 공급과 제품 제조 및 판매 과정, 참사 대응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서 참석한 증인들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대부분 부인했다. 특조위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대응 협의체를 만들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입을 맞췄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김 대표와 채 부회장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의 전·현직 관료를 불러 가습기살균제 판매 과정에서 표시·광고법 위반 사항을 적절하게 처리했는지 등을 규명했다. 28일 청문회에는 옥시레킷벤키저, LG생활건강 등 기업 관계자가 증인으로 참석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