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28)의 ‘입시 부정’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대가 교수인 어머니의 도움으로 연구 실적을 꾸며내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학생의 입학을 취소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이모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의 딸 A씨의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서울대 치전원과 입학고사관리위원회, 대학위원회는 A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치전원에 입학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입학 취소를 의결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이 의결 내용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 취소는 총장 승인 직후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성균관대 교수 갑질 및 자녀 입학비리 관련 특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교수는 자녀의 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본인 연구실에 소속된 대학원생들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했다. 교육부는 실험이 이 교수 딸인 A씨의 직접적인 참여 없이 대학원생들이 분담했고, A씨는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연구과제와 보고서, 포스터 등의 결과물로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다. 동물실험 결과가 담긴 논문엔 A씨가 단독 저자로 등재돼 있다. 논문은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대학원생을 동원해 A씨의 봉사활동도 대신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학년도 서울대 치전원 입시에서 부정한 방법을 통한 수상 실적과 논문을 자기소개서에 포함시켜 최종 합격했다. 비위 사실을 확인한 교육부는 성균관대에 이 교수 파면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지난 6월 파면됐다. 교육부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검찰도 A씨의 입학 과정에 부정한 방법이 동원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 5월 이 교수와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교수 측은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논문 작성에 대학원생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도움을 받았다고 논문을 허위로 볼 수는 없다며 업무방해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