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서구 헤게모니 끝나"…러시아 포용론 본격 제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佛 G7 회담 다음날 자국 대사들 연례간담회서 연설…"우리도, 러시아도 유럽"
르몽드 칼럼니스트 카우프만 "마크롱 순진해…동구권 국가들 먼저 설득해봐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뒤 하루 만에 자국의 대사급 고위 외교관들을 모아놓고 프랑스 외교의 대전환을 요구했다.
그 대전환의 핵심은 바로 '러시아'였다.
분열된 세계질서의 중재자를 자임해온 마크롱이 유럽이 장기생존을 위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고 본격적으로 주장하면서 유럽-러시아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비아리츠 G7 정상회담 폐막 하루 뒤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가진 자국의 대사급 고위 외교관들과의 연례 간담회에서 "우리는 유럽에 있고 러시아 역시 그렇다"면서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것을 멈추고 유럽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러시아와의 유럽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온 마크롱이 이처럼 본격적으로 러시아를 유럽으로 포섭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는 자국 대사들에게 "러시아와 유용한 일을 함께 할 수 없다면 (유럽이) 앞으로 매우 비생산적 긴장에 놓이게 되고 유럽 곳곳에서 냉전적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전략적 갈등의 무대가 되고, 이 땅에 냉전의 결과들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러시아를 유럽에서 멀리 밀어낸 사람들은 심각한 과오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도 했다.
마크롱은 불평등의 증대, 생태적 대전환, 기술혁명, 야만적인 세계의 회귀 등을 거론하고는 "서구의 과오와 취약함의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
서구의 헤게모니는 끝났다"라고까지 했다.
자국의 고위 외교관들을 상대로 2시간 남짓 진행한 연설에서 마크롱은 "러시아와는 카드의 패를 다시 쳐야 한다"면서 관계를 근본에서부터 다시 정립하자고 수차례 역설했다.
시리아 분쟁, 크림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이란 핵문제, 아프가니스탄, 동북아시아 정세 등에 있어서 러시아를 빼놓고는 해법을 생각할 수 없는 만큼 러시아의 힘과 위상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이어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대담함의 전략"이라면서 전통적인 프랑스 외교의 대담한 혁신과 사고의 전환을 외교관들에게 주문했다. 외교관들에게 "기동전의 시대에 참호전 무기를 가지려 하지 말라"고도 했다.
이날 마크롱의 연설의 키워드는 이처럼 '러시아'와 '사고의 대전환'이었다.
마크롱은 G7 정상회담 개최 직전인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신의 지중해 연안 여름별장인 브레강송 요새에 초청해 단독정상회담을 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하고 G7에 러시아를 복귀시켜 G8 체제로 확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최근 들어 부쩍 러시아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러시아는 G8(주요 8개국)의 일원이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뒤 G8에서 쫓겨났고, 유럽연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마크롱이 제기한 러시아 포용론은 시리아 분쟁과 이란 핵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사회의 주요 갈등이슈에서 러시아가 핵심적인 행위자 또는 후원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적대시하면서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의 기회가 차단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간지 르 몽드는 "미국과 중국의 압도적 우위 앞에서 유럽의 소멸을 피하기 위해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마크롱의 생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핵심국가인 프랑스 대통령의 이런 갑작스러운 러시아 포용론 제기에 비판론도 일고 있다.
르 몽드의 칼럼니스트 실비 카우프만은 28일 칼럼에서 "지난 20년간 (유럽에서 먼저) 멀어진 것은 푸틴인데 그가 화해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까"라면서 "마크롱은 자신이 다루는 사람(푸틴)을 잘 안다고 주장하지만, 그는 순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크롱은 먼저 발트해 국가들, 루마니아, 폴란드 등 유럽의 파트너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이 (마크롱보다) 러시아를 오래도록 더 잘 파악해왔다"고 강조했다.
카우프만이 언급한 나라들은 과거 러시아(구 소련)의 침략으로 영토를 빼앗기거나 냉전 시대에 위성국가로서 스탈린주의의 소련으로부터 억압당했던 나라들이다.
/연합뉴스
르몽드 칼럼니스트 카우프만 "마크롱 순진해…동구권 국가들 먼저 설득해봐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뒤 하루 만에 자국의 대사급 고위 외교관들을 모아놓고 프랑스 외교의 대전환을 요구했다.
그 대전환의 핵심은 바로 '러시아'였다.
분열된 세계질서의 중재자를 자임해온 마크롱이 유럽이 장기생존을 위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고 본격적으로 주장하면서 유럽-러시아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비아리츠 G7 정상회담 폐막 하루 뒤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가진 자국의 대사급 고위 외교관들과의 연례 간담회에서 "우리는 유럽에 있고 러시아 역시 그렇다"면서 러시아를 적대시하는 것을 멈추고 유럽의 일원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러시아와의 유럽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온 마크롱이 이처럼 본격적으로 러시아를 유럽으로 포섭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는 자국 대사들에게 "러시아와 유용한 일을 함께 할 수 없다면 (유럽이) 앞으로 매우 비생산적 긴장에 놓이게 되고 유럽 곳곳에서 냉전적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전략적 갈등의 무대가 되고, 이 땅에 냉전의 결과들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러시아를 유럽에서 멀리 밀어낸 사람들은 심각한 과오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도 했다.
마크롱은 불평등의 증대, 생태적 대전환, 기술혁명, 야만적인 세계의 회귀 등을 거론하고는 "서구의 과오와 취약함의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
서구의 헤게모니는 끝났다"라고까지 했다.
자국의 고위 외교관들을 상대로 2시간 남짓 진행한 연설에서 마크롱은 "러시아와는 카드의 패를 다시 쳐야 한다"면서 관계를 근본에서부터 다시 정립하자고 수차례 역설했다.
시리아 분쟁, 크림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이란 핵문제, 아프가니스탄, 동북아시아 정세 등에 있어서 러시아를 빼놓고는 해법을 생각할 수 없는 만큼 러시아의 힘과 위상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이어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대담함의 전략"이라면서 전통적인 프랑스 외교의 대담한 혁신과 사고의 전환을 외교관들에게 주문했다. 외교관들에게 "기동전의 시대에 참호전 무기를 가지려 하지 말라"고도 했다.
이날 마크롱의 연설의 키워드는 이처럼 '러시아'와 '사고의 대전환'이었다.
마크롱은 G7 정상회담 개최 직전인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신의 지중해 연안 여름별장인 브레강송 요새에 초청해 단독정상회담을 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하고 G7에 러시아를 복귀시켜 G8 체제로 확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최근 들어 부쩍 러시아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러시아는 G8(주요 8개국)의 일원이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뒤 G8에서 쫓겨났고, 유럽연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마크롱이 제기한 러시아 포용론은 시리아 분쟁과 이란 핵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사회의 주요 갈등이슈에서 러시아가 핵심적인 행위자 또는 후원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적대시하면서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의 기회가 차단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간지 르 몽드는 "미국과 중국의 압도적 우위 앞에서 유럽의 소멸을 피하기 위해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마크롱의 생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핵심국가인 프랑스 대통령의 이런 갑작스러운 러시아 포용론 제기에 비판론도 일고 있다.
르 몽드의 칼럼니스트 실비 카우프만은 28일 칼럼에서 "지난 20년간 (유럽에서 먼저) 멀어진 것은 푸틴인데 그가 화해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까"라면서 "마크롱은 자신이 다루는 사람(푸틴)을 잘 안다고 주장하지만, 그는 순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크롱은 먼저 발트해 국가들, 루마니아, 폴란드 등 유럽의 파트너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이 (마크롱보다) 러시아를 오래도록 더 잘 파악해왔다"고 강조했다.
카우프만이 언급한 나라들은 과거 러시아(구 소련)의 침략으로 영토를 빼앗기거나 냉전 시대에 위성국가로서 스탈린주의의 소련으로부터 억압당했던 나라들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