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프로는 'NO'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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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계약 등 비즈니스 협상서
상대 마지노선 파악 힘들땐
상대 제안 일단 거절한 뒤
제3의 조건 제시하며
'유연한 NO' 전략 활용해야
계약 등 비즈니스 협상서
상대 마지노선 파악 힘들땐
상대 제안 일단 거절한 뒤
제3의 조건 제시하며
'유연한 NO' 전략 활용해야
협상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함이다. 만약 얻지 못하면 협상할 이유가 없다. 상대에게 ‘노(NO)’라고 선언하고 테이블을 떠나는 것이 맞다. 협상에서 언제 ‘노’라고 말할 것인가.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으니 ‘노’라고 말한다면 아마추어적인 생각이다. 프로는 ‘노’라고 말할 때도 전략적으로 한다.
거절엔 두 가지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진정한 의미의 노’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때다.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절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는 경우다. 계약 수주를 위해 상대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때가 좋은 예다. 자신이 정해둔 원리와 원칙을 지키기 위함이다.
둘째는 ‘전략적 노’다. 상대방의 제안이 나쁘지는 않지만 일단 거절함으로써 더 나은 조건을 목표로 할 때 사용한다. 이것은 상대의 수용 한계선을 어떻게 가늠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디까지 양보할지 잘 모른다면 당연히 리스크가 따른다. 자칫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때는 ‘전략적 노’가 가져다줄 보상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상대가 수용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자신 있게 ‘노’라고 해도 좋다.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의중을 잘못 읽었다면 거래는 물론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상대의 마지노선을 알기는 쉽지 않다. 물어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순순히 털어놓는 상대는 별로 없다.
이런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변형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유연한 노’다. 상대 제안은 거절하되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가 임차를 위해 건물주와 협상 중이라고 하자. 상대가 ‘이 제안이 최저 임차료이고 더 이상은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그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무상임차 기간을 3개월 늘려준다면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다. 이때 핵심은 당당하고 단호한 태도다. 자신 없는 태도는 상대에게 또 다른 협상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윌리엄 유리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또 다른 해법을 추천한다. 이른바 ‘예스-노-예스’라는 방법이다. 예컨대 장손인 당신이 주말에 문중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선산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직장 상사가 급한 일이 있으니 주말에 출근할 것을 부탁했다고 하자. 수락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딱 잘라 거절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먼저 문중에서의 장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예스’에 해당한다. 그다음의 ‘노’는 주말에 출근해 달라는 상사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예스’를 말한다. 만약 주말에 출근한다면 유연근무제를 활용, 평일 하루 근무를 면제받아 문중의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결론은 주말에 출근하는 것이지만 ‘노’와 ‘예스’를 결합하면서 상사가 받아들이는 인식이 달라진다. 첫째는 미안함이다. 자신의 무리한 요구로 개인적인 원칙과 가치관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마움이다. 개인적인 일정을 접고 자신의 요구에 응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노’라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마추어다.
물러설 수 없는 선을 명확하게 표명함과 동시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는 방법이 협상의 실리를 제공한다.
이태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거절엔 두 가지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진정한 의미의 노’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때다.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절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는 경우다. 계약 수주를 위해 상대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때가 좋은 예다. 자신이 정해둔 원리와 원칙을 지키기 위함이다.
둘째는 ‘전략적 노’다. 상대방의 제안이 나쁘지는 않지만 일단 거절함으로써 더 나은 조건을 목표로 할 때 사용한다. 이것은 상대의 수용 한계선을 어떻게 가늠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디까지 양보할지 잘 모른다면 당연히 리스크가 따른다. 자칫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때는 ‘전략적 노’가 가져다줄 보상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상대가 수용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자신 있게 ‘노’라고 해도 좋다.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의중을 잘못 읽었다면 거래는 물론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상대의 마지노선을 알기는 쉽지 않다. 물어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순순히 털어놓는 상대는 별로 없다.
이런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변형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유연한 노’다. 상대 제안은 거절하되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가 임차를 위해 건물주와 협상 중이라고 하자. 상대가 ‘이 제안이 최저 임차료이고 더 이상은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그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무상임차 기간을 3개월 늘려준다면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다. 이때 핵심은 당당하고 단호한 태도다. 자신 없는 태도는 상대에게 또 다른 협상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윌리엄 유리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또 다른 해법을 추천한다. 이른바 ‘예스-노-예스’라는 방법이다. 예컨대 장손인 당신이 주말에 문중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선산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직장 상사가 급한 일이 있으니 주말에 출근할 것을 부탁했다고 하자. 수락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딱 잘라 거절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먼저 문중에서의 장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예스’에 해당한다. 그다음의 ‘노’는 주말에 출근해 달라는 상사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예스’를 말한다. 만약 주말에 출근한다면 유연근무제를 활용, 평일 하루 근무를 면제받아 문중의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결론은 주말에 출근하는 것이지만 ‘노’와 ‘예스’를 결합하면서 상사가 받아들이는 인식이 달라진다. 첫째는 미안함이다. 자신의 무리한 요구로 개인적인 원칙과 가치관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마움이다. 개인적인 일정을 접고 자신의 요구에 응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노’라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마추어다.
물러설 수 없는 선을 명확하게 표명함과 동시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는 방법이 협상의 실리를 제공한다.
이태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