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비세율 인상도 영향…조세부담률은 19.2%로 하락 전망

국가 예산을 형성하는 큰 축인 국세 세입이 10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법인세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고 재정분권 정책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이 인상된 영향을 받을 것이라서는 전제에서다.
[2020예산] 세수 10년만에 감소…반도체 부진에 법인세 19%↓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 세입은 올해(294조7천919억원)보다 0.9% 감소한 총 292조391억원으로 예상된다.

본예산 기준으로 국세 세입이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세입예산에서 제시한 국세 세입은 168조6천억원으로, 전년도 본예산 기준 국세 세입(175조4천억원)보다 3.9% 적었다.

당시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이양하도록 했던 지방재정 확충 방안이 도입됐다.

다만 종전 기준대로 따지더라도 2010년 예산안 상 국세 세입은 전년보다 2.5% 감소한 171조1천억원으로 예측됐다.
[2020예산] 세수 10년만에 감소…반도체 부진에 법인세 19%↓
내년 세입 감소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법인 영업실적 악화와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이 꼽힌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 전망치가 64조4천192억원으로, 올해(79조2천501억원) 대비 18.7% 줄어든다.

전 세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종료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법인의 영업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5.6% 감소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88.9% 급감했다.

이 같은 법인 영업실적은 내년도 법인세 수입과 직결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20년 예산안 브리핑에서 "올해 법인 성적이 내년 법인세로 이어지는데 예측이 아니라 사실에 가까울 정도로 (법인세 급감이)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부가가치세 세입은 68조8천777억원으로, 올해보다 0.2%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재정분권 정책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을 15%에서 21%로 인상할 예정이라서 세수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라 내년에 걷히는 부가가치세 가운데 5조1천억원은 곧장 지방재정으로 이양된다.

소득세의 경우 올해보다 10.0% 늘어난 88조4천222억원으로 예상된다.

명목임금 상승과 취업자 수 증가 등 고용시장 회복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증권거래세가 4조3천848억원으로 예상돼 3.3% 줄어들고,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는 각각 16.5%, 15.0% 증가할 전망이다.

국세 수입 가운데 일반회계는 284조1천557억원으로, 올해 예산(287조1천769억원)보다 1.1% 감소가 예상된다.

특별회계는 7조8천835억원으로, 올해(7조6천150억원)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표] 2020년 국세 세입예산안
(단위 =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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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예산 │2020년 예산안 │ 2019년 예산 대비 │
│ │ │ ├──────┬────┤
│ │ │ │ 증감액 │ 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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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국세 │ 2,947,919 │ 2,920,391 │ △27,528 │ △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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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계] │ 2,871,769 │ 2,841,557 │ △30,212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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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 2,556,304 │ 2,511,198 │ △45,106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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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세 │ 803,678 │ 884,222 │ 80,544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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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소득 │ 177,915 │ 174,088 │ △3,827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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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도소득 │ 141,665 │ 167,663 │ 25,998 │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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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소득 │ 372,175 │ 418,309 │ 46,134 │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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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세 │ 792,501 │ 644,192 │ △148,309 │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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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증여세 │ 72,279 │ 83,101 │ 10,822 │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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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가가치세 │ 687,519 │ 688,777 │ 1,258 │ 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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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별소비세 │ 102,995 │ 102,452 │ △543 │ △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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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거래세 │ 45,339 │ 43,848 │ △1,491 │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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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지세 │ 9,439 │ 10,523 │ 1,084 │ 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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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년도수입 │ 42,554 │ 54,084 │ 11,530 │ 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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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에너지·환경│ 147,766 │ 157,273 │ 9,507 │ 6.4 │
│세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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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 90,557 │ 87,930 │ △2,627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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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세 │ 48,648 │ 51,947 │ 3,299 │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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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 28,494 │ 33,210 │ 4,716 │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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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회계] │ 76,150 │ 78,835 │ 2,685 │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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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 │ 34,351 │ 33,275 │ △1,076 │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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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특별세 │ 41,799 │ 45,559 │ 3,760 │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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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기획재정부)
국민소득 대비 조세수입 비율을 뜻하는 조세부담률 전망치는 내년 기준 19.2%로, 올해보다 0.4%포인트 낮았다.

조세부담률은 2018년 20.0%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9.6%, 내년 19.2%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국세·지방세에 실질적으로 세금과 비슷한 사회보험료까지 고려한 수치인 국민부담률은 올해 26.8%까지 치솟았다가 내년에는 26.7%로 떨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