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 사진=한경DB
이종현 / 사진=한경DB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이 데뷔 9년 만에 불명예스럽게 팀을 탈퇴하게 됐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거론되며 한 차례 고개를 숙이더니 이번에는 군 복무 중 여성 유튜버에게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메시지를 보내 뭇매를 맞았다. 반성도, 자숙도 없었던 이종현의 말로다.

유튜버 박민정은 지난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엥 씨엔블루 이거 진짠가"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종현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동일한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박민정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이용자의 아이디 옆에는 공인, 유명인 등의 공식 계정임을 알리는 블루 뱃지가 붙어 있다.
박민정, 이종현 /사진=박민정 인스타그램
박민정, 이종현 /사진=박민정 인스타그램
DM 속 이종현은 "유튜브 너무 잘 보고 있다. 재미있는 것 많이 올려달라"며 박민정을 향해 남다른 팬심을 보였다. 이에 박민정은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날 이종현은 "뱃살 너무 귀여우세요"라는 DM을 보냈다.

단순한 팬심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앞서 이종현이 '정준영 단톡방' 멤버 중 한 명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자숙 중인 상태에서 여성 유튜버에게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종현은 과거 정준영과의 일대일 개인 대화방에서 성관계 영상을 공유 받고, 여성을 물건 취급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종현은 정준영에게 "빨리 여자 좀 넘겨요. X 같은 X들로"라고 말했고, 정준영은 "누구 줄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종현은 "형이 안 XXX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냥 예쁜X"이라고 했다.
이종현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이종현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몰카' 공유 의혹 초반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던 이종현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당시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입장을 번복해 비난을 샀다. FNC는 "이종현이 경찰 수사 협조 요청에 응했다"면서 "오래 전 이미 스스로 해당 채팅방을 나갔기 때문에 4~5년 전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한 정확한 팩트 확인이 어려운 상태에서 해당 연예인의 과거 기억에 의존한 주장을 바탕으로 한 입장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을 감추거나 잘못을 감싸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비하와 성에 관련한 부적절한 대화를 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반성하고 있다. 이종현은 본인의 잘못된 성도덕과 가치관에 따른 대중의 지적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깊은 후회와 자책을 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모든 언행을 조심할 것이며 반성하고 또 속죄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단, 이종현을 팀에서 탈퇴시키거나 그와의 계약해지, 연예계 은퇴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결국 군 복무 후 씨엔블루로서의 복귀가 점쳐지는 상황이었던 것. 그러나 소속사의 배려 속에서도 이종현은 결국 경솔한 행동으로 다시금 스스로 발목을 붙잡았다.

이종현은 FNC를 통해 "저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분들과 크게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늦었지만 씨엔블루에서 탈퇴하고자 한다. 저로 인해 멤버들이 피해를 입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고, 멤버들에게도 탈퇴 의사를 전했다. 저를 믿어주신 팬 분들께도 실망을 끼쳐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민정 /사진=박민정 인스타그램
박민정 /사진=박민정 인스타그램
이후 BJ 박민정도 입장을 전했다. 이종현을 비판하는 여론 만큼이나 박민정을 향해 타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따랐기 때문. 이에 박민정은 "많은 논란을 일으킨 점 죄송하다"면서 "이종현에게 지난주쯤 첫번째 다이렉트가 왔었는데 자숙 중인걸로 알고 그냥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 또 다이렉트가 오길래 솔직한 마음으로는 조금 불쾌감을 느꼈다. 다른 여성분들께도 메세지를 하고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막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면서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한 점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현재 스토리는 내린 상태이고 앞으로 이런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라고 사과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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