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8월 금리 동결-10월 인하' 공식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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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소수의견'이 이목을 끈다.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문제가 악화해서다. 내부적으로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도 악화됐다.
금통위는 지난달에도 '7월 동결-8월 인하'라는 공식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금리인하에 베팅하는 소수 의견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두 달 연속 인하도 가능성 있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한은이 이날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금리 인하에 주장에 무게를 더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등의 대외 문제가 악화돼서다.
이 증권사 우혜영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중간 추가 관세 부과 발언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재차 고조되면서 실실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적으로도 국내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그린북 8월호에서는 6월 전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7% 감소했고 소비판매도 1.6% 줄어들었다"며 "특히 내수용 승용차 판매, 백화점 매출액 등 대부분의 내수 지표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판단해 경기둔화에 대한 의견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도 냉랭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보다 1.6포인트 하락해 95.9를 기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2포인트 내려 73으로 떨어졌다. 이들 지표는 100 이하에서 전망이 부정적임을 나타낸다.
정 연구원은 "기업경기실사지수의 경우 올해 중 최저점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반적인 심리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정부가 513조 규모의 2020년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공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는 전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과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국회는 정부가 만든 예산안을 12월초까지 심의, 의결한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락하고 있는) 경제를 성장경로로 복귀시키기 위해선 단기적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되더라도 확장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의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58개 기관)이 설문에 응답한 결과 78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봤다.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22명이었다. 앞서 금통위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린바 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는 소수의견을 동반한 금리동결이 전망된다"며 "이달을 넘기면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달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금통위는 지난달에도 '7월 동결-8월 인하'라는 공식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금리인하에 베팅하는 소수 의견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두 달 연속 인하도 가능성 있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한은이 이날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금리 인하에 주장에 무게를 더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등의 대외 문제가 악화돼서다.
이 증권사 우혜영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중간 추가 관세 부과 발언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재차 고조되면서 실실적으로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적으로도 국내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그린북 8월호에서는 6월 전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7% 감소했고 소비판매도 1.6% 줄어들었다"며 "특히 내수용 승용차 판매, 백화점 매출액 등 대부분의 내수 지표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판단해 경기둔화에 대한 의견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도 냉랭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보다 1.6포인트 하락해 95.9를 기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2포인트 내려 73으로 떨어졌다. 이들 지표는 100 이하에서 전망이 부정적임을 나타낸다.
정 연구원은 "기업경기실사지수의 경우 올해 중 최저점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반적인 심리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정부가 513조 규모의 2020년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기준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공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는 전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과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국회는 정부가 만든 예산안을 12월초까지 심의, 의결한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락하고 있는) 경제를 성장경로로 복귀시키기 위해선 단기적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되더라도 확장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의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58개 기관)이 설문에 응답한 결과 78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봤다.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22명이었다. 앞서 금통위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린바 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는 소수의견을 동반한 금리동결이 전망된다"며 "이달을 넘기면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달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