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경제포럼서 연설…"지소미아, 필요하다면 되살려야"
하토야마 "日, '징용 개인청구권' 소멸 안됐다는 견해로 가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29일 "일본 정부는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서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1965년)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 주최)에서 작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불거진 한일갈등의 해법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이같이 주문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원래 1991년 야나이 준지 당시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은 '개인 청구권 자체는 국내법적 의미에서 소멸시킨 것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며 "(강제징용 문제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과거 일본 정부의 정식 견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징용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오히려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재의 우경화 풍조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되나 과거 일본 정부의 견해와 모순된다"며 "일본 정부는 1991년의 견해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현재 한일관계 상황을 '정랭경랭'(政冷經冷·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냉랭하다는 의미)으로 표현하면서 "이런 상황은 양국에 백해무익하다.

조속히 양국 정부는 타개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는 이와 관련해 ▲한일 당국자 간에 조속히 협의를 할 것 ▲필요시 한국은 수출관리제도를 개선할 것 ▲일본 정부는 대한국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보복을 중단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하토야마는 또 한국 정부가 최근 종료를 결정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에 대해 "미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그에 입각해서 냉정히 판단해서 필요하다면 다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일기본조약(1965년)을 기본으로 해서 무라야마 담화(1995년)와 고노 담화(1993년) 같은 것을 가미한 새로운 행동선언을 한일이 함께 작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이어진 일본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로서 2009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재임했다.

평소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지론으로 피력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