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투자 주의보…"냉철한 판단 필요"
인보사 위기 코오롱생명과학, 외인은 팔고 개인은 사고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에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사실이 공시된 뒤인 27∼28일 개인 투자자는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약 2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2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사실상 외국인이 내다 판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개인이 사들이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주성분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와 관련, 인보사 제조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돼 기심위 심의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아직은 3심제 중 1심 결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후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코오롱생명과학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말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지분 12.58%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코오롱생명과학은 해외 제약사들과 다수의 인보사 공급 계약을 체결해놨기 때문에 인보사 판매가 재개되지 못하면 이와 관련된 손실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황진우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인보사의 공급계약 해지에 따른 공시 번복으로 이달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돼 공시위반 제재금 1천600만원을 부과받았다"면서 "추가 계약해지가 이어지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불성실공시 벌점 15점을 넘겨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인보사와 운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팔자'에 나섰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외국인 지분은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3월 말 9.08%에서 이달 28일 현재 6.84%로 2.24%포인트나 줄었다.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기도 했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에 대해 초보 투자자들이 덩달아 매수하기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단기 매매 차익을 노려 거래에 뛰어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 기업은 순수하게 임상 관련 모멘텀에 (주가가) 끌려가는 주식이기 때문에 투자에 더욱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