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 "사법 역사에 '법치일'로 기록될까 우려"
삼성 측 변호인 "심려 끼쳐 송구…뇌물공여 인정은 아쉽다"
최순실 측 "대법, '국정농단 포퓰리즘'에 영향…체면치레만"
국정농단 사건에서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측이 28일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국정농단 포퓰리즘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 문제에 대해서는 항소심에 미루고 부수적 쟁점 몇 가지만 다루어 체면치레하려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날을 대한제국이 통치권을 일본에 넘겨주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맺고 이를 공포한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에 빗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증거재판주의와 엄격한 증명 등 형사소송법의 근본원칙보다는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조성된 포퓰리즘과 국민 정서에 편승했다"며 "사법 역사에 '법치일'로 기록될까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명수 대법원의 선택에 태극기와 촛불, 좌우 진영을 떠나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항소심 판결에 대해 몇 가지 오류를 지적하는 것으로 역사적 재판을 매듭지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시대 이 사건 판결은 준엄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며 "진실을 향한 노력이 쌓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이날 선고로 뇌물 인정액이 더 늘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은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절망과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인 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도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금품 지원에 대해 뇌물공여죄를 인정한 것은 다소 아쉽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이 가장 무거운 재산도피죄와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며 "삼성이 어떤 특혜를 취득하지도 않았음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말 3필(34억원)을 뇌물로 본 것과 관련해서는 "2심에서도 마필의 무상 사용 이익은 (유죄로) 인정했기 때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정유라 말 구입액'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등 총 50억원을 2심과 달리 뇌물로 봤다.
최순실 측 "대법, '국정농단 포퓰리즘'에 영향…체면치레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