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친 패스트트랙 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와 본회의 부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11월 27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선거제 개편안…11월 27일 본회의 표결 가능
정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개편안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함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225석, 75석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4월 30일 선거제 개편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지 121일 만이다. 최장 180일인 소관 상임위 심사 기간을 두 달가량 앞당겼다.

패스트트랙 안은 이르면 11월 27일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법사위 심사 기간 90일과 본회의 부의 기간 60일 중 본회의 부의 기간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재량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 심사 기간은 단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11월 말 패스트트랙 안건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키면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에 선거제 개편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선거제 개편안이 표결에 부쳐지더라도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임의 룰’인 선거제도를 한국당의 동의 없이 처리하는 데 반대하는 의원이 많아 선거제 개편으로 연대한 여야 4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은 정개특위 의결에 대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안을 도입하면 한국당은 물론 민주당의 의석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6일 정개특위에 보고한 ‘여야 4당 합의 선거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선거제 개편안을 20대 총선에 적용하면 민주당은 123석에서 107석으로 16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과거 새누리당 의석을 기준으로 122석에서 109석으로 13석 감소한다. 반면 당시 38석을 얻은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정치)은 60석으로 22석 증가한다. 정의당은 6석에서 14석이 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