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代째 이어온 장맛 표준화…저염된장·블루베리 간장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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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분 콩이랑농원 대표
메주 발효과정 표준화 성공
年 1만명 찾아 전통장 체험
메주 발효과정 표준화 성공
年 1만명 찾아 전통장 체험
콩이랑농원은 1대 서또분 할머니를 시작으로 4대를 이어가며 된장, 고추장 등 전통장을 만들고 있다. 100년을 이어온 종자장(씨앗장)을 계속 새 장에 첨가하는 덧장기법을 통해 장맛을 지켜오고 있다. 저온숙성 기법을 적용한 저염된장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메주 발효 표준화에 성공
경남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에 있는 콩이랑농원에 들어서면 장독대 1100여 개가 장관을 연출한다. 된장과 고추장, 간장이 담긴 각종 항아리가 콩이랑농원의 앞마당에 줄지어서 손님을 맞는다. 콩이랑농원 대표인 이필분 씨는 원래 피아노 교사였다. 남편 정재호 씨는 농협 직원이었다. 이들은 2005년 직장을 그만두고 전통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장독대 문화가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시작했다. 집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사람의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점이 오히려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콩이랑농원은 품질관리가 엄격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산 콩만을 쓰고, 옹기는 장인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전남 영광의 옹기를 쓴다. 소금은 간수를 충분히 뺀 전남 신안의 천일염을 사용한다. 몇 년 전 메주가 원하는 만큼 띄워지지 않자 그해 된장 농사를 아예 포기한 일화는 고성군 일대에선 유명하다. 당시 수천만원의 손해를 봤지만 농장의 명성에 먹칠할 수 없다는 정 대표와 이 대표의 생각이었다.
이 대표 부부는 연구를 거듭해 과발효된 메주에서 나오는 나쁜 곰팡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면서 메주 띄우는 과정을 표준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정 대표는 정부가 지정하는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됐다. 저온 숙성을 통한 저염된장 양산 시스템을 갖춘 것도 콩이랑농원의 자랑이다. 기존 된장은 염도가 18~21%에 달하지만 콩이랑농원이 생산하는 저염된장은 염도가 12% 이하다.
전통장 농촌체험 메카로 뜨다
콩이랑농원이 운영하는 ‘콩이랑된장학교’는 농촌진흥청 인증 교육농원이다. 방문객은 메주, 고추장, 두부, 떡 만들기 등을 체험한다. 이 농원을 찾는 체험객 수가 연간 8000~1만 명에 달한다. 2016년부터 농고·농대생, 귀농 예정자, 농업인, 창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현장실습(WPL) 교육도 시작했다. 콩이랑농원에서 숙식하면서 된장을 만드는 전 과정을 익힌다. 정 대표는 “농고를 나와도 제대로 된 현장실습을 할 곳이 많지 않다”며 “이들에게 곧바로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이랑농원은 지난해 정 대표의 아들 내외가 합류하면서 활력을 더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카페를 운영하던 아들 정성훈 씨는 결혼 직후 귀촌을 감행했다. 3대째 전통장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부모님을 도와 고향에 정착하기로 부부가 의기투합했다. 이들 부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콘텐츠를 올려 소비자들에게 콩이랑농원을 알리고 있다. 기존 2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500명을 넘어섰다. 올해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이 작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난 비결이다. 작년엔 블루베리를 시험 재배해 500㎏을 수확했다. 내년엔 유기농으로 키운 블루베리를 활용한 간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는 마을 주민과 연계해 농촌공동체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가꾸는 일을 계획 중이다. 정씨는 “다른 청년 농업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농촌이 지속가능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FARM 이지훈 기자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596043851
메주 발효 표준화에 성공
경남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에 있는 콩이랑농원에 들어서면 장독대 1100여 개가 장관을 연출한다. 된장과 고추장, 간장이 담긴 각종 항아리가 콩이랑농원의 앞마당에 줄지어서 손님을 맞는다. 콩이랑농원 대표인 이필분 씨는 원래 피아노 교사였다. 남편 정재호 씨는 농협 직원이었다. 이들은 2005년 직장을 그만두고 전통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장독대 문화가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시작했다. 집에서 직접 장을 담그는 사람의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점이 오히려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콩이랑농원은 품질관리가 엄격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산 콩만을 쓰고, 옹기는 장인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전남 영광의 옹기를 쓴다. 소금은 간수를 충분히 뺀 전남 신안의 천일염을 사용한다. 몇 년 전 메주가 원하는 만큼 띄워지지 않자 그해 된장 농사를 아예 포기한 일화는 고성군 일대에선 유명하다. 당시 수천만원의 손해를 봤지만 농장의 명성에 먹칠할 수 없다는 정 대표와 이 대표의 생각이었다.
이 대표 부부는 연구를 거듭해 과발효된 메주에서 나오는 나쁜 곰팡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면서 메주 띄우는 과정을 표준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정 대표는 정부가 지정하는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됐다. 저온 숙성을 통한 저염된장 양산 시스템을 갖춘 것도 콩이랑농원의 자랑이다. 기존 된장은 염도가 18~21%에 달하지만 콩이랑농원이 생산하는 저염된장은 염도가 12% 이하다.
전통장 농촌체험 메카로 뜨다
콩이랑농원이 운영하는 ‘콩이랑된장학교’는 농촌진흥청 인증 교육농원이다. 방문객은 메주, 고추장, 두부, 떡 만들기 등을 체험한다. 이 농원을 찾는 체험객 수가 연간 8000~1만 명에 달한다. 2016년부터 농고·농대생, 귀농 예정자, 농업인, 창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현장실습(WPL) 교육도 시작했다. 콩이랑농원에서 숙식하면서 된장을 만드는 전 과정을 익힌다. 정 대표는 “농고를 나와도 제대로 된 현장실습을 할 곳이 많지 않다”며 “이들에게 곧바로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이랑농원은 지난해 정 대표의 아들 내외가 합류하면서 활력을 더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카페를 운영하던 아들 정성훈 씨는 결혼 직후 귀촌을 감행했다. 3대째 전통장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부모님을 도와 고향에 정착하기로 부부가 의기투합했다. 이들 부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콘텐츠를 올려 소비자들에게 콩이랑농원을 알리고 있다. 기존 2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500명을 넘어섰다. 올해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이 작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난 비결이다. 작년엔 블루베리를 시험 재배해 500㎏을 수확했다. 내년엔 유기농으로 키운 블루베리를 활용한 간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는 마을 주민과 연계해 농촌공동체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가꾸는 일을 계획 중이다. 정씨는 “다른 청년 농업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농촌이 지속가능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FARM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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