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연 1.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지만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만큼 일단 그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 예고
금통위는 회의 직후 통화정책결정문에서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에 따라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전망치 2.2%)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지표를 확인해 나가면서 (통화)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며 “경제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 대응할 정도의 통화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또 “앞으로 2~3개월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기저효과가 크기 때문에 디플레이션까지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1965년 집계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사상 처음 소비자물가가 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이 총재의 부인에도 디플레이션 논쟁이 본격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익환/고경봉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