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필 이때 "기지 빨리 돌려달라"…韓·美 동맹 난기류 더 거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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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기지 26곳 조기반환 추진 이례적 공개
'자주파'의 對美 압박인가
靑 "한·미 동맹과는 무관"
'자주파'의 對美 압박인가
靑 "한·미 동맹과는 무관"
청와대가 30일 서울 용산을 비롯한 주한 미군기지의 조기 반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적지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군기지 반환 논의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발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전문가들의 반응이 나올 정도로 발표 시점이 미묘하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 우려 증폭 시점에…
NSC 결정은 전날 외교부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과도한 우려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뒤 이틀 만에 나왔다. 미국 내에서 지소미아 중단을 놓고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시점에 전격적인 발표였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불협화음이 커지는 가운데 NSC가 이런 결정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기의 적절성을 지적했다. 청와대는 “한·미 간 논의를 통해 반환 협의 절차를 빨리 진행하자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을 겨냥한 항의성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미국의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국을 향한 우리 정부의 불편한 기류를 전하는 동시에 일종의 ‘압박’ 성격을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며 “미국이 지소미아 문제에서 한국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 표출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도 미국이 잘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안에는 할 말은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우리 국민을 향해 동시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우리 측이 미국을 위해 간접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양보했는지,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이 겪는 불편과 손해 역시 엄청난 비용이자 방위비 분담이라는 점을 얘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취한 일련의 행동이 한·미 동맹의 균열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전문가는 “한·미 간 안보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쓰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며 “미국이 꿈쩍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靑 “안보 이슈와는 무관” 적극 해명
청와대는 NSC 결정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용산 등 주요 지역 미군기지는 환경문제 등으로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국방부가 아니라 NSC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이후 논의는 국방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굳이 발표한 배경에 대해선 “용산의 경우 반환 절차가 계속 늦어지면서 땅값이 급등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미군기지 반환 논의는 환경오염 처리 비용을 둘러싼 한·미 간 비용 부담이 첨예한 쟁점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반환 과정뿐 아니라 이후 환경오염 처리를 두고 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양국 논의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2004년 용산기지를 비롯한 전국 80개 미군기지 반환 협정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54개 기지의 반환 절차를 완료했으나 26곳은 아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용산 등 주요 기지의 토양오염 사실이 발견되면서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전문가 사이에선 청와대가 정무적 고려 없이 미군기지 조기 반환 결정을 발표한 게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을 비롯한 4곳의 미군기지 조기 반환 결정이 실질적으로 미국을 압박하기 어려운 데다 방위비 협상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NSC는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며 “전날 예정된 NSC 정례회의가 국회의 예산결산 심의로 늦어져 오늘 결정한 것뿐 한·미 안보 현안과 연결 짓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형호/임락근 기자 chsan@hankyung.com
한·미 동맹 우려 증폭 시점에…
NSC 결정은 전날 외교부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과도한 우려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뒤 이틀 만에 나왔다. 미국 내에서 지소미아 중단을 놓고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시점에 전격적인 발표였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불협화음이 커지는 가운데 NSC가 이런 결정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기의 적절성을 지적했다. 청와대는 “한·미 간 논의를 통해 반환 협의 절차를 빨리 진행하자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을 겨냥한 항의성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미국의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국을 향한 우리 정부의 불편한 기류를 전하는 동시에 일종의 ‘압박’ 성격을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며 “미국이 지소미아 문제에서 한국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 표출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도 미국이 잘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안에는 할 말은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우리 국민을 향해 동시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우리 측이 미국을 위해 간접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양보했는지,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이 겪는 불편과 손해 역시 엄청난 비용이자 방위비 분담이라는 점을 얘기하고자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취한 일련의 행동이 한·미 동맹의 균열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전문가는 “한·미 간 안보 문제를 협상의 지렛대로 쓰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며 “미국이 꿈쩍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靑 “안보 이슈와는 무관” 적극 해명
청와대는 NSC 결정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용산 등 주요 지역 미군기지는 환경문제 등으로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국방부가 아니라 NSC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이후 논의는 국방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굳이 발표한 배경에 대해선 “용산의 경우 반환 절차가 계속 늦어지면서 땅값이 급등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미군기지 반환 논의는 환경오염 처리 비용을 둘러싼 한·미 간 비용 부담이 첨예한 쟁점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반환 과정뿐 아니라 이후 환경오염 처리를 두고 비용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양국 논의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2004년 용산기지를 비롯한 전국 80개 미군기지 반환 협정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54개 기지의 반환 절차를 완료했으나 26곳은 아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용산 등 주요 기지의 토양오염 사실이 발견되면서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전문가 사이에선 청와대가 정무적 고려 없이 미군기지 조기 반환 결정을 발표한 게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을 비롯한 4곳의 미군기지 조기 반환 결정이 실질적으로 미국을 압박하기 어려운 데다 방위비 협상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NSC는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며 “전날 예정된 NSC 정례회의가 국회의 예산결산 심의로 늦어져 오늘 결정한 것뿐 한·미 안보 현안과 연결 짓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형호/임락근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