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전 FBI 국장, 친구에게 언론과 공유 지시"…기소는 안 해
美법무부 "트럼프 대화 담긴 '코미 메모' 유출은 규정 위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 수사를 이끌다 해임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외부로 유출해 FBI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 법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관실은 이날 코미 전 국장의 메모와 관련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 그가 해임되기 몇주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규정 위반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기밀분류가 안 된 정보가 담긴 메모를 친구에게 건네고 이 내용을 기자와 공유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찰관실은 설명했다.

메모 내용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보도됐다.

코미 전 국장은 또한 자신의 집에 있는 금고에 메모 몇 장을 보관했지만, 해임 후에 이를 FBI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관실은 코미가 이 메모를 언론에 설명한 친구와 공유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 법무부가 독립적인 수사를 시작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는 코미 전 국장이 언론 매체에 정보를 부적절하게 유출한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그를 기소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코미 메모'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경질된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 시 '수사 중단' 압력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은 메모로, 2017년 대니얼 리치맨 컬럼비아대 교수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국장에게 러시아 의혹 수사를 언급하면서 "당신이 이 사건을 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와 관련, 코미 전 국장은 트위터에서 "법무부 감찰관은 코미나 그의 변호사가 메모에 포함된 어떤 기밀 정보도 언론에 공개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반박하며 지난 2년간 자신을 거짓말쟁이, 정보 유출자라고 비난한 이들을 향해 "왜 아직도 대통령을 포함해 당신에게 오랫동안 나쁜 정보를 준 사람들을 신뢰하는지 자문해 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