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기록확인 시간 필요"…재판부 "민사사건 대법 판단보며 진행"

자동차 생산업무 등의 공정에 사내하청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에 대한 첫 재판이 30일 열렸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은 박 사장에 대한 기소 요지를 설명하면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 '불법파견' 첫재판…고발 4년만에 법정에
검찰은 "파견법은 법률로 파견의 대상을 한정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박 사장과 전 화성 공장장 박모 씨는 이런 허가 없이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사내협력사 16곳에서 파견 미허용 대상인 자동차 조립 공정 등에 860명을 불법 파견받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변호인은 공소가 제기된 내용 확인과 증거 기록 열람 등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쟁점이 대동소이한 민사사건 2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점을 언급하면서, 대법의 판단을 지켜보면서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한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등 20여 명이 나와 재판을 방청했다.

이들은 재판에 앞서 수원지법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사장을 엄정히 처벌하고,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변론 준비기일로 오는 10월 25일에 열린다.

한편 검찰은 2015년 7월 기아차 비정규직 근로자들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만인 지난달 박 사장 등을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사내하청 근로자 특별채용에 대한 노사 협의와 재판 등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말이 돼서야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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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