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배터리戰 '첩첩산중'…미래 먹거리 두고 확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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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타 계열사로 법적 분쟁 확대…대화 열어놨지만 평행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배터리 분쟁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주자인 LG화학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이 해외로, 타 계열사로 확대되며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 잡는 형국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서 LG를 상대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미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던 LG화학과 함께 LG전자를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해오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하면서부터다.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州)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고소했다.
LG화학은 당시 소장에서 2017년부터 자사의 이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SK이노베이션으로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제소 사실이 알려진 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던 SK이노베이션은 두달 뒤 반격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LG화학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기업 간 선의의 경쟁을 바라는 국민적 바람을 저버리고 근거 없는 비난을 계속해온 상황에서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맞소송의 이유를 설명했다.
소송과 맞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며 평행선을 이어갔고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ICT와 연방법원에, LG전자를 연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양사 간 분쟁은 국내외, 그룹 간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LG 측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지했는데도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LG화학은 "경쟁사가 소송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회사의 갈등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더 빨리, 더 많이 차지하려는 경쟁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 산업 성장의 1등 공신이었던 반도체의 자리를 전기차 배터리가 대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김광주 대표는 28일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200조원대 선에 정체하고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가 현 성장세를 이어가면 2025년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64조원으로 전망됐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전기차 시장과 함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도 함께 폭발적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업체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가 있다.
이중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동일하게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해 서로 영역이 겹친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이 앞서가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5월 27일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현재의 20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배터리·소재·화학 등 신성장 사업 자산 비중을 현재의 두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을 하면서 "LG화학·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 의미가 더 크다는 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전향적으로 언제든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두 회사 간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 제의는 없었다"며 "경쟁사에서 잘못 인정,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주자인 LG화학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이 해외로, 타 계열사로 확대되며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 잡는 형국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서 LG를 상대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미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던 LG화학과 함께 LG전자를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해오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하면서부터다.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州)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고소했다.
LG화학은 당시 소장에서 2017년부터 자사의 이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SK이노베이션으로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제소 사실이 알려진 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던 SK이노베이션은 두달 뒤 반격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LG화학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기업 간 선의의 경쟁을 바라는 국민적 바람을 저버리고 근거 없는 비난을 계속해온 상황에서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맞소송의 이유를 설명했다.
소송과 맞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며 평행선을 이어갔고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ICT와 연방법원에, LG전자를 연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양사 간 분쟁은 국내외, 그룹 간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LG 측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지했는데도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LG화학은 "경쟁사가 소송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회사의 갈등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더 빨리, 더 많이 차지하려는 경쟁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 산업 성장의 1등 공신이었던 반도체의 자리를 전기차 배터리가 대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김광주 대표는 28일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200조원대 선에 정체하고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가 현 성장세를 이어가면 2025년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64조원으로 전망됐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전기차 시장과 함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도 함께 폭발적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업체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가 있다.
이중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동일하게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해 서로 영역이 겹친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이 앞서가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5월 27일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를 현재의 20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배터리·소재·화학 등 신성장 사업 자산 비중을 현재의 두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을 하면서 "LG화학·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 의미가 더 크다는 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전향적으로 언제든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두 회사 간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 제의는 없었다"며 "경쟁사에서 잘못 인정,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