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태일' 이틀 전 공개대담 제안했으나 성사 안 돼
"조 후보자 딸과 대다수 청년들의 출발선이 같은가"
청년단체 '조국 대담회' 규탄행사로 대체…'출발선·계급' 화두
청년 노동자 단체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조 후보자의 딸과 우리 청년들의 출발선이 같은가"라는 공개 질문을 던졌다.

이틀 전 조 후보자에게 공개대담을 제안했던 '청년 전태일'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에서 '대담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지난 29일 대담회를 제안했지만, 조 후보자가 불참하자 규탄 발언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조 후보자의 불참은 대담 제안 때부터 충분힌 예견된 일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생 A(20)씨는 "회사 생활을 할수록 고졸이라는 신분의 유리 천장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낀다"며 "조 후보자의 딸을 보며 우리 사회에는 노력의 차이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계급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며 박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김군의 동료였다는 정주영(24) 씨는 "생활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고 19세부터 노동하다 동료가 죽는 것을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와 부자 부모 만나 엘리트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어떻게 출발점이 같은가"라고 역설했다.

지난 4월 경기 수원의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20대 노동자 고(故) 김태규 씨의 누나 김도현(30) 씨는 "동생 일을 겪으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 하나 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무시해 너무나 참담했다"며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김성경(36) 청년민중당 대표는 "청년들의 분노는 조 후보자의 딸이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조 후보자는 이번 일로 촉발된 청년들의 분노와 현시대의 계급 특혜를 어떻게 바꿀지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 딸과 비슷한 시기에 외고를 다녔다는 문일평(30) 씨는 "조 후보자 딸이 했다는 학부모 인턴십은 외고에서도 일부 학생들만 알고 누릴 수 있던 특혜였다"며 "조 후보자 말처럼 개천의 붕어와 개구리, 가재가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특권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참석자 50여명은 '불공정 입시전형 특권 입시제도 전면 폐지하라',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출발선에 청년들은 분노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보수를 표방하는 학생단체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대 관악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공터 '아크로'에서 조 후보자 사퇴 촉구와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