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옥길지구 및 계수·범박 재개발부지 일대. 김하나 기자
부천 옥길지구 및 계수·범박 재개발부지 일대. 김하나 기자
서울 접경지역 중 규제 소나기를 피한 몇몇 지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해 8·27대책, 9·13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수도권에서도 상당수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수도권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경기 부천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지난 5년간 부천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아파트 매매도 활기를 띠면서 가격도 우상향하고 있다.

부천, 청약 경쟁률 오르고 집값 상승

'규제 무풍' 서울 접경지대…부천 부동산 들썩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부천의 청약 경쟁률은 최근 급격하게 올라갔다. 2014년에는 0.21 대 1로 미달이었고 이후에도 간신히 1 대 1을 넘는 수준이었다. 2016년에는 1.47 대 1, 2017년에는 1.15 대 1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1.37 대 1로 청약 경쟁률이 급등했다. 작년 말 송내동에서 분양한 ‘부천 래미안 어반비스타’는 31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 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31.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중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중동’은 615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1596명이 신청해 18.86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도 활발하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부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2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2월 477건 △3월 490건 △4월 549건 △5월 654건 △6월 621건 △7월 781건 등이다. 지난 6월 주춤하는가 싶더니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1년간(2018년 8월~2019년 7월) 매매 거래량을 보더라도 9831건으로 직전 1년(2017년 8월~2018년 7월) 매매 거래량(8910건) 대비 921건 늘었다.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부천시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13대책 이후 약 1년 동안(2018년 9월~2019년 7월) 1129만원에서 1164만원으로 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1.49%)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범박동, 계수동, 옥길동 등 부천 남부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일대는 서울 및 경기 광명시 등 조정대상지역과 붙어 있다. 옥길지구는 이달 스타필드시티의 개장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옥길호반베르디움’(2017년 12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 7월에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같은 평형이 3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2억원 오른 것이다. 인근 범박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범박힐스테이트 4단지’(2003년 6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해 5월 3억48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에는 4억35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며 8650만원이 상승했다. 전용 99㎡의 경우도 같은 기간 3억9500만원에서 4억6500만원으로 7000만원 올랐다.

계수·범박 재개발, 인근 아파트값 올라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 10년간 지지부진하던 계수·범박 재개발사업의 영향도 있다. 계수·범박 재개발사업은 2018년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일반분양을 진행 중이다. 부천시 내 희소성 높은 정비사업 단지라는 점과 부천시 역대 최대 규모(3274가구)라는 상징성이 남부권 일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부천시가 9·13대책 이후 풍선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옥길지구, 계수·범박 재개발지역 등 신규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 비조정대상지역이라는 점에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수·범박 재개발구역(범박동 일원)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두산건설·코오롱글로벌)을 통해 ‘일루미스테이트’가 공급된다. 지하 4층~지상 29층, 37개동, 총 4개 단지 3724가구다. 이 중 전용면적 39~84㎡의 250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스타필드시티 부천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4단지 내 초등학교 부지가 예정돼 있고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범박초, 범박중(2021년 예정), 범박고 등 교육시설도 갖춰졌다. 비규제지역 민간택지에 공급되는 만큼 분양권도 계약 후 6개월이면 전매 가능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