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탓에 세계 정치·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대한 중국의 대응도 만만찮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정치·군사적으로도 미국을 따돌린다는 꿈을 꾸고 있다. 베이징에서 중앙아시아 대륙을 관통해 유럽까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상하이에서 남중국해와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해로를 만들어 육로와 해상로를 장악하겠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남중국해 공해상엔 인공섬 7개를 만들어 군사 기지화했다. 한국으로선 중동 원유 수송로가 차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 주변 14개국과 함께 중국을 봉쇄하고 북한도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밀월관계는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관세와 환율 등을 수단으로 중국 경제를 끌어내리면서 일본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만들어 중국 봉쇄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소외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혈맹인데 왜 이 지경이 됐나.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의 강아지’ 취급을 받을 정도로 미국과의 관계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은 자신을 알아야 한다. 냉전시대엔 미국의 도움을 받았지만 패권 경쟁의 대변혁기인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트럼프는 한국이 잘 살고 못 사는 것에 관심이 없다. 걸림돌이 된다면 즉시 외면해 버릴 것이다.

약육강식의 시대에 힘이 없으면 잡아먹히기 마련이다.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평화경제’로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미·일 등 동맹과 협력하고 대변혁의 물결을 함께 타야 한다.

황무일 < 세계화전략연구소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