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 입학 부정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또 한 차례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때부터 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시 비중이 대폭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입제도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그동안 입시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공평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언급했다. 교육부가 작년 8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시 교육부는 1년여에 걸친 준비 작업 끝에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받는 정시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 30% 이상으로 늘리라고 가이드라인을 줬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공정성’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입시제도 개편을 주문한 것은 정시 비중을 30%보다 더 확대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 해석이다.

교육부는 일단 “어떤 방법론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개편할지는 미정이지만 공정성 강화를 위해 대입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문제는 고등교육법에 대입 제도의 큰 골격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4년 전에 정해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대입제도 변화는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시전형과 정시전형 비율은 각 대학이 발표하는 입학전형에서 최종 결정되는 만큼 이르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비중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각 대학은 올해 고1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에서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할지를 내년 4월까지 밝혀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만큼 교육부가 각 대학에 정시 비중을 지난해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제시한 ‘최소 30%’보다 더 확대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그러나 “수시·정시 비중을 어떻게 할지는 기본적으로 대학 자율”이라며 “정치적인 논란을 계기로 교육부가 대학의 선발권에 깊숙이 개입한다면 적잖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