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하반기 대졸 공채
삼성·SK·LG·롯데·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 올해도 신입 뽑아
현대차는 수시 채용 진행 중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올 하반기 대졸 공채 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취업 포털 3사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잡코리아는 기업 열 곳 중 세 곳(34.2%)이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계획이 없다’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사람인은 절반(48.9%) 가까운 기업으로부터 ‘하반기 채용이 없거나 미정’이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인크루트는 올 하반기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5.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들이 수시채용과 직무별 채용을 하면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취업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대학 저학년부터 일하고 싶은 분야의 경험을 쌓으면서 커리어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하겠다”는 기업 51% 불과
사람인이 지난주 국내 기업 71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에 따르면 ‘채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51.1%(367개사)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64.3%였지만 2년 만에 13.2%포인트 줄었다. 기업 형태별로 보면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 비율이 41.5%로 가장 낮았다. 채용 규모에서도 30.2%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기업의 69.6%는 ‘지난해 수준만큼 채용할 것’이라고 답해 다소 위안을 주었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안 뽑는 이유로 대기업은 ‘현재 인력으로 충분하기 때문’(34.4%)이라고 답했으며, 중소기업은 ‘경력으로 인력을 충원하기 때문’(46.6%)이라고 응답했다. 불투명한 경영 환경으로 인력 운용을 빡빡하게 하거나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뽑는 인사 전략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안 하는 업종은 건설 자동차·운수 조선·중공업 제조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순으로 높았다. 이에 비해 정보기술(IT) 서비스 식음료·외식 기계철강 금융보험업은 상대적으로 신입 채용 비율이 높았다.
○삼성·SK·LG 등 공채 ‘스타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줄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예년처럼 채용에 나선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9월부터 신입사원 원서 접수에 돌입한다. SK·포스코·KT·LS그룹은 지난 2일부터 신입 공채를 시작했다. CJ그룹은 3일, 롯데그룹은 오는 6일부터 각각 대졸 신입 채용을 한다.
금융공공기관들은 이미 지난주부터 채용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채용 계획을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10곳의 채용 규모는 716명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60명을 선발하며, 금융감독원은 사상 최대 규모인 75명을 뽑는다. 금융공공기관들이 같은 날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르는 ‘A매치데이’는 10월 19일이다.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들도 채용에 나섰다. 올 하반기 시중은행 6곳이 모두 2300명 안팎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채용을 하지 않은 국민은행 550명을 비롯해 KEB하나은행도 공채와 수시채용을 통해 400명을 선발한다.
올해 기업들의 채용 특징은 수시채용, 온라인 채용설명회 그리고 인공지능(AI) 채용으로 요약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수시채용에 나서면서 별도의 정기공채는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수시채용 선언에 많은 기업들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SK그룹은 대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공채를 폐지키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을 공채와 병행키로 했다.
기업들은 캠퍼스 리크루팅과 함께 온라인 채용설명회도 열고 있다. 비용이나 효과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신입사원들이 출연해 회사와 직무를 소개하는 유튜브 동영상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AI 채용은 올해도 지속된다. 다만 AI 채용에 대한 문제점도 나오면서 기업들은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