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2020년도 예산안 발표…첫 1조원 시대 열 듯
조선시대 문화유산 가상공간 재현에 내년 100억원 투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서울의 주요 조선시대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재현하는 '한양도성 타임머신' 프로젝트에 내년 예산 100억원이 들어간다.

내년에는 광화문, 사직단, 북촌, 육조 거리, 경복궁을 대상으로 하고 2022년까지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 숭례문, 흥인지문, 서울역사, 환구단, 정동을 가상공간으로 구현하는 데에 총 300억원을 투입한다.

문화재청은 2020년도 예산·기금 정부안에 한양도성 타임머신을 비롯해 다양한 신규 사업이 포함되면서 전체 예산이 올해 9천8억원에서 18.1% 증가한 1조636억원이 편성됐다고 2일 밝혔다.

국회에서 예산안에 큰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면, 문화재청은 처음으로 연간 예산 1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이번 예산안 증가 폭도 역대 최고 수치다.

정부 전체 예산에서 문화재 행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0.02% 포인트 늘어난 0.2%가 된다.

문화재 보존·관리와 방재 예산은 676억원 증가한 6천535억원이 배정됐고, 문화유산 활용 예산은 914억원이다.

국제 협력 예산은 877억원, 문화재 연구와 교육 예산은 855억원, 무형문화재 예산은 488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예산안을 살펴보면 큰 폭으로 증가한 부문은 문화재 활용과 궁궐·조선왕릉 관리다.

문화유산 테마별 실감형 콘텐츠 제작에 36억원을 투자하고, 삼차원 스캐닝 기술로 국보·보물·세계유산의 디지털 원형 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18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에 맞춰 향교와 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지원하는 데에 20억원 증가한 50억원을 쓰고, 세계유산 축전과 활용 프로그램에 77원을 신규 편성했다.

종갓집 생활 모습 재현 사업 예산 25억원도 신설됐다.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유산 향유 프로그램 30억원,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49억원도 새롭게 마련됐다.

세계유산 보존·관리·홍보를 위한 지자체 지원 금액은 352억원에서 383억원으로 늘었고, 부여·공주·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보존·관리 비용도 234억원에서 31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남북 문화재 사업으로는 개성 만월대 공동 조사, 태봉국 철원성 공동 연구에 17억원을 편성했다.

조선시대 문화유산 가상공간 재현에 내년 100억원 투자
지난 1월 조선 궁궐과 왕릉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출범한 궁능유적본부 보존·활용 사업 예산은 272억원 증가한 1천302억원이 잡혔다.

조선왕릉 문화관 개편에 24억원, 장애인 관람시설 설치에 5억원을 쓴다.

문화재청이 지난 6월 개청 2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 미래정책 핵심전략을 발표하면서 공언한 문화유산 보존체계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된 사업인 전국 비지정문화재 일제 조사 예산 71억원도 확보했다.

목조문화재 방재 시스템 구축 103억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화재 예방 시스템 구비 25억원,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가속질량분석기 설치 23억원, 충주 제철기술복원실험장 조성 6억원도 편성됐다.

무형문화재 전승자를 위한 지원금은 4억원 증가한 91억원이 책정됐고, 전수교육관 건립과 보수를 위한 예산도 23억원 늘어나 53억원이 됐다.

문화예술교육사 배치 자금 18억원도 마련했다.

국정과제인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와 관련해 전북 동부 지역 가야유적 학술조사와 전남 마한 지역 학술조사 비용을 17억원 증가한 136억원으로 잡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우리 유산이라는 정책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