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저금리 투자 대안 '리츠 큰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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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대형 리츠 속속 상장
롯데·농협 이어 이지스리츠 가세
태평로빌딩·제주조선호텔 담아
年 6% 넘는 배당수익률 기대
롯데·농협 이어 이지스리츠 가세
태평로빌딩·제주조선호텔 담아
年 6% 넘는 배당수익률 기대
국내 증시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그룹(롯데리츠)과 농협자산운용(농협리츠)에 이어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도 연내 리츠 상장에 나선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대형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 리츠가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뜨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 조선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오는 11월 상장할 계획이다. 목표 공모 규모는 2350억원,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6%대다.
롯데그룹 유통매장을 담은 롯데리츠(예상 공모 규모 4300억원)가 다음달,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 서울 유명 사무용빌딩 지분에 투자하는 농협리츠(1000억원)가 11월 차례로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오는 4분기에만 8000억원에 가까운 리츠 공모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에이리츠(2011년 상장) 케이탑리츠(2012년) 신한알파리츠(2018년) 등 다섯 개에 불과하다. 2011년 리츠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물에 콩 나듯 증시에 발을 들였다. 공모 규모도 신한알파리츠(1140억원)를 제외하곤 모두 1000억원 미만이었다.
최근 리츠 상장이 봇물을 이루는 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에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공모 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사모 리츠 포함)의 결산배당수익률은 8.5%였다. 같은 기간 예금(연 1.4%) 국고채(연 2.1%) 등 금융상품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배당 + 시세차익' 대체투자로 뜨는 리츠…4분기에만 8000억 공모
잠잠했던 공모 리츠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올 4분기 롯데리츠(공모액 4300억원)를 비롯해 이지스리츠(2350억원), 농협리츠(1000억원) 등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리츠가 연이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의 사모투자 대상이던 리츠시장이 개인투자자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모 리츠시장 온기 확산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공·사모 리츠의 총자산 규모는 44조387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34조8834억원) 대비 27.2% 증가했다. 2013년 말 11조7876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5년여 만에 네 배가량으로 커졌다.
국내 리츠시장은 2001년 4월 리츠 제도 도입 이후 사모투자 영역에선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공모 리츠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이 상장보다 손쉬운 부동산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굳이 리츠를 상장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다. 2011년 다산리츠가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9개월 만에 증시에서 퇴출되면서 한국거래소가 리츠 기업공개(IPO) 요건을 일반기업 수준으로 강화한 영향도 컸다.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처 ‘급부상’
리츠 인기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가파른 금리 하락이다. 시장 금리는 경기 침체 우려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2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33%로 올 들어서만 0.584%포인트 하락했다. 3년물 외에도 50년물을 포함한 모든 국고채 금리가 연 1%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회사채 금리 역시 A등급 평균금리(3년물 시가평가 기준)까지 연 1%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2%에도 못 미친다.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진 가운데 기업 실적마저 나빠지면서 국내 증시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태다. 지난 5월 초까지 2200선을 지키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1969.19까지 떨어졌다.
이런 재테크 환경 변화가 안정적인 배당수익에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리츠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통한 임대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꼬박꼬박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이 개인들의 리츠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스리츠는 편입자산인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 조선호텔 모두 해당 지역의 번화가에 있어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 조선호텔의 경우 신세계조선호텔이 앞으로 20년간 이 건물을 책임지고 임차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산가치가 총 5760억원에 달하는 두 건물에서 거두는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리츠 투자자에게 연 6%대 배당수익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운용사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는 대로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다음달 말 리츠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한 데 비해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앞세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분기 롯데리츠를 시작으로 농협리츠와 이지스리츠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하면 공모 리츠시장이 수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수익성 꺾이면 손실 우려
리츠는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상품인 만큼 편입자산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투자자 손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리츠자산일 때 해당 매장이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 배당 규모가 줄어들거나 배당 자체를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리츠 주가도 떨어지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리츠 투자는 공모 당시 제시한 수준의 배당을 할 만큼 임대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상장된 리츠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며 환금성이 높은 편이다.
김진성/이고운/배정철 기자 jskim1028@hankyung.com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 조선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오는 11월 상장할 계획이다. 목표 공모 규모는 2350억원,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6%대다.
롯데그룹 유통매장을 담은 롯데리츠(예상 공모 규모 4300억원)가 다음달,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 서울 유명 사무용빌딩 지분에 투자하는 농협리츠(1000억원)가 11월 차례로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오는 4분기에만 8000억원에 가까운 리츠 공모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에이리츠(2011년 상장) 케이탑리츠(2012년) 신한알파리츠(2018년) 등 다섯 개에 불과하다. 2011년 리츠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물에 콩 나듯 증시에 발을 들였다. 공모 규모도 신한알파리츠(1140억원)를 제외하곤 모두 1000억원 미만이었다.
최근 리츠 상장이 봇물을 이루는 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에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공모 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사모 리츠 포함)의 결산배당수익률은 8.5%였다. 같은 기간 예금(연 1.4%) 국고채(연 2.1%) 등 금융상품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배당 + 시세차익' 대체투자로 뜨는 리츠…4분기에만 8000억 공모
잠잠했던 공모 리츠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올 4분기 롯데리츠(공모액 4300억원)를 비롯해 이지스리츠(2350억원), 농협리츠(1000억원) 등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리츠가 연이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의 사모투자 대상이던 리츠시장이 개인투자자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모 리츠시장 온기 확산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공·사모 리츠의 총자산 규모는 44조387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34조8834억원) 대비 27.2% 증가했다. 2013년 말 11조7876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5년여 만에 네 배가량으로 커졌다.
국내 리츠시장은 2001년 4월 리츠 제도 도입 이후 사모투자 영역에선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공모 리츠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이 상장보다 손쉬운 부동산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굳이 리츠를 상장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다. 2011년 다산리츠가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9개월 만에 증시에서 퇴출되면서 한국거래소가 리츠 기업공개(IPO) 요건을 일반기업 수준으로 강화한 영향도 컸다.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처 ‘급부상’
리츠 인기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가파른 금리 하락이다. 시장 금리는 경기 침체 우려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2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33%로 올 들어서만 0.584%포인트 하락했다. 3년물 외에도 50년물을 포함한 모든 국고채 금리가 연 1%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회사채 금리 역시 A등급 평균금리(3년물 시가평가 기준)까지 연 1%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2%에도 못 미친다.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진 가운데 기업 실적마저 나빠지면서 국내 증시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태다. 지난 5월 초까지 2200선을 지키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1969.19까지 떨어졌다.
이런 재테크 환경 변화가 안정적인 배당수익에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리츠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통한 임대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꼬박꼬박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이 개인들의 리츠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스리츠는 편입자산인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 조선호텔 모두 해당 지역의 번화가에 있어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 조선호텔의 경우 신세계조선호텔이 앞으로 20년간 이 건물을 책임지고 임차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산가치가 총 5760억원에 달하는 두 건물에서 거두는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리츠 투자자에게 연 6%대 배당수익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운용사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는 대로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다음달 말 리츠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한 데 비해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앞세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분기 롯데리츠를 시작으로 농협리츠와 이지스리츠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하면 공모 리츠시장이 수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수익성 꺾이면 손실 우려
리츠는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상품인 만큼 편입자산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투자자 손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리츠자산일 때 해당 매장이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 배당 규모가 줄어들거나 배당 자체를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리츠 주가도 떨어지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리츠 투자는 공모 당시 제시한 수준의 배당을 할 만큼 임대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상장된 리츠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며 환금성이 높은 편이다.
김진성/이고운/배정철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