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조가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과 관련해 노사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였다. 2011년 이후 8년 만의 무분규 타결이다.

현대차 노조는 2일 전체 조합원 5만10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 노사가 내놓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 묻는 찬반투표를 했다. 투표자 4만3871명(투표율 87.6%) 중 2만4743명(56.4%)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반대표는 1만9053명(43.4%)이었다.

노조원들이 받아들인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달에 한 번 주던 상여금 일부(기본급의 600%)를 매월 나눠서 통상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체계 개편안도 담겼다. 이로 인해 노사 간의 통상임금 관련 법적 공방과 최저임금 미달 사태가 해결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한국 자동차산업에 전반의 위기감이 노조원들을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벼랑 끝에 섰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판매 부진에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경제 상황과 여론 등을 고려해 파업을 두 차례 유보하기도 했다.

이에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채택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 공동 선언문’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부품·소재산업을 적극 지원해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선언문에 따라 회사는 925억원 규모의 대출 자금을 협력사 운영과 연구개발에 지원한다. 10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비용·저효율·저생산성으로 인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무분규 합의를 도출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8년만의 무분규 합의가 한국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정립하는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사는 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단협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