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LG-SK 배터리戰' 한창인데…이 틈에 치고 나가는 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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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BYD, 아우디에 공급 논의…CATL·BYD, 日 ESS 진출 등 시장 확대
"글로벌 배터리 수주전 치열…한국만 소송전에 발목" 우려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물고 물리는 소송전에 휘말려 있는 사이 중국 배터리 업계가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에 나섬에 따라 배터리업체들의 수주전이 나날이 치열해져 간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확전한 틈에 중국 등 타국 경쟁업체들만 반사이익을 누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比亞迪)와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가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비야디는 전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15.2%로 3위(SNE리서치·올해 5월 기준)인 업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우디와 비야디가 합작사 설립 등 더 깊은 유대까지 모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아우디와 비야디는 이같은 공급계약 논의설을 확인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5월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높이고, 최근 일본 도요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아우디에는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를 주로 공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와 비야디가 협력 합의에 도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배터리 공급 수주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아우디 물량이 비야디에게 간다는 것은 국내 업체에게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이 잇단 화재사고와 원인조사로 주춤한 사이 중국 업체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비야디는 2021년부터 일본에서 공장과 발전소용 ESS 판매를 시작한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 역시 내년부터 일본 태양광 발전설비 제조업체와 협력해 경쟁사들보다 가격을 낮춘 ESS를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에 외국산 배터리 사용을 금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이같은 정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급성장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해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CATL은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삼성SDI가 생산하는 '각형'과 LG화학·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파우치' 방식 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자동차 회사들의 공급처 다변화와 맞물려 급성장했다.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이 중국 CATL과 비야디, 일본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이 이득을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한 미국 로펌에 막대한 소송 비용을 지불하고, 한 회사가 패소하면 미국 시장 판로가 사실상 막히게 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정부와 청와대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으나 두 회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중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대화 여지를 남겨둔 만큼 정부가 재차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싸움이 감정적으로 흘러가서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배터리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꼴이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표]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 사용량 순위
(승용차+상용차, 2019년 5월 기준)
┌──┬──────┬───┬─────┐
│순위│ 제조사 │ 국가 │점유율(%) │
├──┼──────┼───┼─────┤
│ 1 │ CATL │ 중국 │ 25.4 │
├──┼──────┼───┼─────┤
│ 2 │ 파나소닉 │ 일본 │ 20.3 │
├──┼──────┼───┼─────┤
│ 3 │ 비야디 │ 중국 │ 15.2 │
├──┼──────┼───┼─────┤
│ 4 │ LG화학 │ 한국 │ 10.8 │
├──┼──────┼───┼─────┤
│ 5 │ AESC │ 일본 │ 3.7 │
├──┼──────┼───┼─────┤
│ 6 │ 삼성SDI │ 한국 │ 2.9 │
├──┼──────┼───┼─────┤
│ 7 │궈쉬안(國軒)│ 중국 │ 3.1 │
├──┼──────┼───┼─────┤
│ 8 │ PEVE │ 일본 │ 2.1 │
├──┼──────┼───┼─────┤
│ 9 │SK이노베이션│ 한국 │ 2.1 │
├──┼──────┼───┼─────┤
│ 10 │ 리선(力神) │ 중국 │ 1.3 │
└──┴──────┴───┴─────┘
※ 출처 : SNE리서치
/연합뉴스
"글로벌 배터리 수주전 치열…한국만 소송전에 발목" 우려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물고 물리는 소송전에 휘말려 있는 사이 중국 배터리 업계가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에 나섬에 따라 배터리업체들의 수주전이 나날이 치열해져 간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확전한 틈에 중국 등 타국 경쟁업체들만 반사이익을 누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比亞迪)와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가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비야디는 전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15.2%로 3위(SNE리서치·올해 5월 기준)인 업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우디와 비야디가 합작사 설립 등 더 깊은 유대까지 모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아우디와 비야디는 이같은 공급계약 논의설을 확인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5월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높이고, 최근 일본 도요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아우디에는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를 주로 공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와 비야디가 협력 합의에 도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배터리 공급 수주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아우디 물량이 비야디에게 간다는 것은 국내 업체에게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이 잇단 화재사고와 원인조사로 주춤한 사이 중국 업체들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비야디는 2021년부터 일본에서 공장과 발전소용 ESS 판매를 시작한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 역시 내년부터 일본 태양광 발전설비 제조업체와 협력해 경쟁사들보다 가격을 낮춘 ESS를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에 외국산 배터리 사용을 금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이같은 정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급성장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해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CATL은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삼성SDI가 생산하는 '각형'과 LG화학·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파우치' 방식 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자동차 회사들의 공급처 다변화와 맞물려 급성장했다.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이 중국 CATL과 비야디, 일본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이 이득을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또한 미국 로펌에 막대한 소송 비용을 지불하고, 한 회사가 패소하면 미국 시장 판로가 사실상 막히게 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정부와 청와대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으나 두 회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중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대화 여지를 남겨둔 만큼 정부가 재차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싸움이 감정적으로 흘러가서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배터리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꼴이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표]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 사용량 순위
(승용차+상용차, 2019년 5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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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제조사 │ 국가 │점유율(%) │
├──┼──────┼───┼─────┤
│ 1 │ CATL │ 중국 │ 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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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파나소닉 │ 일본 │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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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비야디 │ 중국 │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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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LG화학 │ 한국 │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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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AESC │ 일본 │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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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삼성SDI │ 한국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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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궈쉬안(國軒)│ 중국 │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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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 PEVE │ 일본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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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K이노베이션│ 한국 │ 2.1 │
├──┼──────┼───┼─────┤
│ 10 │ 리선(力神) │ 중국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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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SNE리서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