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보험금 청구·심사 과정에 다양한 정보기술(IT)을 도입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가 미처 청구하지 못하는 보험금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회사의 업무 효율도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7월 고객참여형 보험금 지급 시스템인 ‘유 셀프 클레임’을 선보였다. 보험사가 청구 가능한 보험금을 먼저 안내하면, 가입자가 스스로 손해사정 후 지급 결정을 내려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해사정이란 발생한 손해가 보험의 목적에 맞는지 판단하고 손해액을 정하는 등의 보험금 지급 관련 업무를 뜻한다.

KB손해보험에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을 함께 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 할증 지원금’ 등 일부 특약에 우선 적용됐다. 가입자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 처리를 받으면 전산망이 특약 가입 여부를 자동으로 인식해 휴대폰 문자 알림을 보낸다. 가입자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지급 보험금과 직업 변동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지급을 결정하면 보험금이 당일 입금된다.

교보생명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서류를 내지 않아도 보험금을 주는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전국 7개 병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일정 금액(100만원) 미만의 보험금은 병원 진료를 마친 소비자들이 신청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자동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과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다른 보험사의 계약정보를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안전하게 불러와 원스톱 보험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스마트폰 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동송금 시스템’을 갖췄고, 사망보험금 일부를 선지급하는 ‘사망보험금 긴급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보험금 지급 과정을 간편하게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노력에 힘입어 50% 수준이던 24시간 내 보험금 지급률을 80% 안팎까지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실손보험 간편청구’ 이용 건수도 1년 새 10배로 급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